美 하원 국방위, '군함 해외 건조 금지' 법안 통과…한·일 조선업 수주 제동

조재범 기자 2026. 6. 9.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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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 회계연도 NDAA 조항에 위탁 차단 명기…"미국 일자리 우선"
미 국방부 동맹국 활용 계획에 차질…국내 업계, MRO 등 전략 수정 불가피
[출처=연합]

미국 연방 하원 국방위원회가 자국 해군 전투함의 해외 조선소 건조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국방수권법안(NDAA)을 통과시켰다. 

안보상의 이유로 한국과 일본의 조선업계를 활용하려던 미국 국방부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미 해군 함정 신조 수주를 노리던 국내 조선업계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하원 군사위원회는 2027 회계연도(2026년 10월~2027년 9월) NDAA를 찬성 44표, 반대 12표로 가결했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미 해군의 군함을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데 국방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명문화한 것이다.

골든 의원은 하원 군사위를 통과한 NDAA에 자신이 발의한 2개의 수정안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 새벽 하원 군사위가 승인한 NDAA 조항에 따라 미 해군은 조선 일자리를 해외로 보내는 계획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맹국 조선소를 활용하려는 해군의 움직임을 의회가 차단한 셈이다.

◆미 국방부 전략 암초…한국·일본 조선업계 파장 가시화

이번 법안 통과로 한국과 일본을 국방 파트너로 끌어들이려던 미 국방부의 전략은 큰 암초를 만났다. 국방부는 차세대 군함 확보와 만성적인 건조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고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춘 한국과 일본 조선소를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해왔다.

실제로 미 국방부가 편성한 예산안에는 이러한 실용주의적 접근이 명확히 담겨 있었다. '첨단 조선산업 기반 및 미래 함정 실험 사업' 명목으로 배정된 예산은 18억5천만달러(한화 약 2조7천억원) 규모다. 예산안에는 동맹국 조선 업체가 함정 또는 부품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연구도 포함된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존 펠런 전 미 해군장관의 발언도 이러한 기조를 뒷받침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외국 군함 도입 검토를 언급하며 "생산 가능성 측면 때문에 한국과 일본 같은 나라들로 기울 수 있다"고 시사했다. 미국의 부족한 인프라를 동맹국의 우수한 생산력으로 메우겠다는 진단이었다.

그러나 하원 군사위의 결정으로 한미 조선업 협력 구상인 '마스가(MASGA)' 추진 동력도 일부 영향을 받을 위기에 놓였다. 마스가는 침체된 미국 조선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동맹국의 기술력과 인프라를 결집하려는 움직임이었으나, 이번 조치로 신조 분야 협력 논의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한국과 일본 조선업계의 수익 모델 다변화 전략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한다. 미 해군의 대규모 함정 수주전 참여를 통해 고부가가치 방산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려던 양국 기업들의 계획이 대폭 축소될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함정 건조에서 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일자리 보호라는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안보 동맹의 필요성을 덮으면서 당분간 직접적인 전투함 신조 참여는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의 전략적 궤도 수정이 요구된다. 신조 위탁이 차단된 만큼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미국 내 조선소 현대화를 위한 기술 및 기자재 수출 등 우회적인 협력 방안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다만 해당 조항이 확정되기까지는 관문이 남아있다. 하원 본회의 표결 이후 상원에서 통과된 국방수권법안과의 치열한 조율 절차를 거쳐야 한다. 법안 최종 통과 전까지 미국 군 수뇌부의 반발이나 안보적 필요성에 따른 변수가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한국 정부와 조선업계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응이 필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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