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그로브숲 '위험하다'...해수면 상승에 탄소저장 능력 '뚝'

김나윤 2026. 6. 9.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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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그로브숲 (출처=언스플래시)

기후위기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지구 최대 '블루카본' 저장고 중 하나인 맹그로브숲의 탄소흡수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 엑서터대학과 미국·콜롬비아 공동 연구팀은 일부 지역에서 탄소저장량이 늘어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숲의 쇠퇴와 토양 침식이 가속화되면서 탄소저장고에서 탄소배출원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맹그로브는 열대와 아열대 해안에 분포하는 염생식물이다. 복잡하게 얽힌 뿌리가 퇴적물을 붙잡고 유기물을 축적하면서 두꺼운 토양층을 형성한다. 맹그로브숲은 지구 표면의 1% 미만만 차지하지만 전세계 해양생태계에 저장된 탄소의 약 15%를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의 탄소는 나무 자체보다 뿌리 아래 토양에 저장돼 있어 기후변화 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일부 현장 연구에서는 해수면 상승이 맹그로브 성장과 퇴적물 축적을 촉진해 오히려 탄소 저장량을 늘릴 수 있다는 결과가 제시돼왔다. 그러나 연구팀은 물의 흐름과 퇴적물 이동, 맹그로브 성장 및 고사, 토양 탄소 축적 과정을 통합한 새로운 컴퓨터 모델을 개발해 분석한 결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다양한 해수면 상승 시나리오를 적용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해수면 상승 폭이 클수록 맹그로브의 탄소저장 능력 감소도 커진다. 특히 숲이 사라지면서 탄소가 풍부한 토양층이 침식될 경우 맹그로브는 더 이상 탄소를 흡수하지 못하고 오히려 탄소를 배출하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해수면이 상승할 경우 초기 일부 지역에서는 탄소 저장량이 증가할 수 있다. 침수 시간이 늘면서 맹그로브가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침수기간이 일정수준을 넘어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맹그로브는 조수 간만의 차에 따라 일정시간 물에 잠기는 환경에 적응해 진화했지만, 과도한 침수는 생존 한계를 넘어선다. 연구팀은 "침수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맹그로브가 사실상 익사하게 된다"며 "나무가 죽고 토양 침식이 진행되면 그동안 저장돼있던 탄소가 다시 대기 중으로 방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지역 단위 관측 결과만으로 맹그로브의 미래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정 지점에서는 탄소 저장량이 증가하더라도 숲 전체 규모에서는 탄소 격리 능력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를 주도한 아리아 이완토로 박사는 "현장 관측만으로는 숲 전체에서 벌어지는 변화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맹그로브 생태계 전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해수면 상승이 장기적으로는 탄소 저장 능력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바렌드 반 마넨 엑서터대 교수는 "맹그로브는 탄소 저장뿐 아니라 해안 침식을 막고 폭풍 피해를 줄이며 수많은 생물의 서식처 역할을 한다"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해안 생태계를 개별 요소가 아닌 하나의 연결된 시스템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농업 개발과 해안 개발, 퇴적물 공급 감소 등 인간 활동까지 겹칠 경우 맹그로브 생태계가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며 향후 해수면 상승에 따른 맹그로브의 장기적인 변화와 취약성을 평가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스 퓨처'(Earth's Futur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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