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상 아셈스 대표 “월드컵 축구화 소재에 냄새 잡는 항곰팡이 기술로 연 매출 3000억”

박우인 기자 2026. 6. 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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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상 아셈스 대표 인터뷰
세계 최초 친환경 ‘용제 없는 접착제’ 개발
월드컵 축구화에 아셈스 첨단 소재 적용
항곰팡이 기술, 글로벌 브랜드 테스트 중
‘원사-원단-완제품’ 한국판 도레이 목표
장지상 아셈스 대표.

‘러닝 전성시대’다. 국내 러닝 인구가 1000만 명을 돌파했고, 러닝화 시장은 지난해 1조 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앞다퉈 한국 시장에 힘을 쏟고 있다. 이들 브랜드 신발 안에 한국의 신발 기업이 만든 소재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부산의 접착 소재 전문기업 아셈스(136410)가 그 주인공이다. 2003년 세계 최초로 이형지(붙임용 종이) 없이 붙이는 ‘무이형지형 핫멜트 접착 필름’을 개발한 이 회사는 나이키의 공식 밴더로 등록된 이후 22년째 글로벌 신발 시장의 숨은 강자로 군림해 왔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 매출과 2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부산의 히든 챔피언’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아셈스는 2026년 월드컵을 앞두고 세계 최초로 개발한 그물형 핫멜트 접착제 ‘울트라넷’을 아디다스 최상위 축구화 ‘코파’ 모델에 적용한 데 이어 신발 냄새의 원인인 세균을 제거하는 ‘항곰팡이 접착 필름’ 기술을 앞세워 다시 한 번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세계 최초 ‘용제 없는 접착제’ 개발

아셈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무이형지형 핫멜트 접착 필름.사진제공=아셈스
“환경도 작업자 건강도 엉망이었습니다. 그때 ‘친환경 접착제로 가자’는 신념이 생겼어요. 수성 접착제도 써봤는데, 물과 기름을 섞기 위해 계면활성제를 잔뜩 넣어야 해서 피부 알러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결국 열을 이용해 굳히는 핫멜트 방식의 필름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장지상 아셈스 대표가 접착제 사업에 뛰어든 건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글로벌 신발 회사의 공장을 방문했다가 작업자들이 유기용제가 가득한 접착제를 맨손으로 바르는 광경을 목격한 뒤 친환경 접착제 개발을 구상했다.

2003년 아셈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무이형지형 핫멜트 접착 필름은 기존 용제형 접착제와 달리 유해물질을 전혀 쓰지 않고, 이형지(붙임용 종이)도 필요 없어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다. 두께는 머리카락 두께(0.05~0.12mm)의 절반도 안 되는 0.02mm에 불과하다. 균일한 접착력을 유지하면서도 격렬한 움직임에도 떨어지지 않아 러닝화, 농구화, 배구화 제조에 최적화된 소재였다.

이후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리복 등 메이저 브랜드들이 잇따라 아셈스 제품을 채택했다.

월드컵 축구화에 적용된 韓 첨단소재

위 이미지는 기사와 무관함.클립아트코리아
아셈스가 기대를 걸고 있는 성장 카드는 2022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그물형 핫멜트 접착제 ‘울트라넷’이다. 기존 필름형 접착제가 얇은 막 형태라면, 울트라넷은 실처럼 뽑아낸 핫멜트를 그물망 형태로 성형한 제품이다. 두께 0.4mm 수준으로, 이 얇은 그물이 굳으면 피부처럼 유연하게 늘어나면서도 강한 접착력을 유지한다.

장 대표는 “축구화는 라이트하고, 부드럽고, 공이 닿는 느낌이 중요하다”며 “울트라넷이 딱 그 역할을 한다”고 자신했다. 아셈스는 아디다스 축구화 중 최상위 모델인 코파 시리즈 전용으로 지난해부터 울트라넷을 공급하고 있다. 울트라넷은 글로벌 브랜드 ‘N사’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축구화 샘플에도 적용됐다. 아셈스 측은 2026년 월드컵이 울트라넷의 대형 홍보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 대표는 “아디다스 코파 모델 하나만 계산해도 연간 생산량 4000만 켤레에 울트라넷이 적용될 경우 600억 원 이상의 매출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며 “현재 기존 필름형 제품 대비 실 두께와 밀도를 조정해 무게는 줄이고 접착력은 높이는 2세대 울트라넷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발 냄새 잡는 ‘K-소재’ 게임체인저

장지상 아셈스 대표.
아셈스가 신성장 동력으로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제품은 항곰팡이 접착 필름이다. 아셈스가 나노무기 화학물 제조업체 석경에이티와 공동 개발한 이 기술은 접착제 소재 자체에 항균·항곰팡이 첨가제를 혼합해 신발 내부에서 세균을 이온화 방식으로 직접 제거하는 원리다.

장 대표는 “신발 냄새가 나는 건 세균이 땀 속 유기물을 먹고 배설하기 때문”이라며 “세균이 없으면 냄새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곰팡이 접착 필름은 이온화 반응으로 세균의 세포벽을 파괴해 근본적으로 냄새를 없앤다”고 덧붙였다.

2022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2024년 완료된 이 기술은 이미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 주요 글로벌 브랜드에 샘플이 제공돼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해당 기술은 화학시험연구원으로부터 인증을 받았고, 내년 초 상업화가 목표다.

장 대표는 이 기술이 ‘오더리스(odorless·무취)’ 트렌드와 맞물려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닝화를 신고 장거리를 달리면 냄새 문제가 심각하다”며 “러닝 붐이 일면서 오히려 그 불편함이 더 부각됐다”고 전했다. 이어 “글로벌 신발 브랜드들도 이 문제에 민감해지고 있다”며 “접착제 자체가 항균 기능을 갖추게 되면 신발을 만들면서 따로 추가 공정이 필요 없어 비용 경쟁력에서도 압도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글로벌 신발 탈취제 시장은 소비자의 위생 인식 제고와 항균 기술 발전에 힘입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항균 섬유 시장은 2025년 141억 달러에서 2035년 436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M&A로 수직계열화…한국판 도레이 꿈꾼다

장 대표는 아셈스를 단순한 접착제 기업에서 원사-원단-완제품으로 이어지는 섬유 소재 수직계열화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도 소개했다.

그는 “소재를 만들고, 실을 만들고, 원단까지 직접 만들면 가격 통제가 된다”며 “일본 도레이가 원사부터 원단까지 수직으로 쌓아서 1조 5000억 넘는 기업이 된 것처럼 아셈스도 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이라는 지역도 회사의 강점으로 꼽힌다. 한국 신발산업의 발원지이자 태광실업, 창신 등 신발 ODM 대기업이 자리한 부산에서 아셈스는 중기부와 부산시, 부산테크노파크,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의 지원을 받으며 성장해 왔다. 실제 아셈스가 개발한 무이형지 필름 역시 2003년 부산테크노파크의 연구개발 자금 지원이 출발점이다.

장 대표는 “한 가지 제품이 ‘터지면’ 3000억 원은 가능한 규모”라며 “울트라넷, 항곰팡이 필름까지 제품 라인업을 갖췄다”며 “소비재 시장이 살아나면 점프업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확신했다.

박우인 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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