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없고 '쇼맨십'만…젠슨 황 '게임회동' 뒷얘기
유저 이벤트 경품 추첨 및 현장 스킨십 이뤄져
"구체적인 협력·사업 언급은 없어…아쉬운 부분"
약 7개월 만에 한국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책임자(CEO)가 국내 주요 게임사 수장들을 잇달아 만나며 국내 게임사와의 인공지능(AI)·게임 분야 협력 확대의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업계가 주목했던 피지컬 AI나 공동 사업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공개되지 않은 채 이벤트성 일정만 부각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방한한 젠슨 황 CEO는 전날 김택진 엔씨 대표와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등 국내 주요 게임사 수장들을 만나는 일정을 소화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젠슨 황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피지컬 AI와 게임 분야 협력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갈 것으로 전망됐다. 양사 모두 엔비디아와 협력관계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특히 엔씨와 크래프톤은 게임업계 내에서도 AI를 활용해 게임을 개발하거나, AI를 활용한 신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엔씨는 게임사 최초로 2011년부터 AI 연구를 시작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왔고, 지난해는 AI 전문 자회사 'NC AI'를 출범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엔비디아와도 2000년대 초 '리니지' 시리즈 개발을 시작으로 기술과 콘텐츠 전반에 걸쳐 전략적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크래프톤 역시 AI를 활용해 차별화된 게임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는 'AI for Game'을 지속 추진해 나가는 중이다. 지난해 1월에는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AI 협업 모델 CPC(Co-Playable Character)를 발표했다.
엔비디아 에이스(ACE) 기술 기반의 온디바이스 소형 언어 모델을 활용해 개발한 PUBG 엘라이는 크래프톤의 AI 역량을 실제 게임 플레이 경험에 적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PUBG 엘라이는 배틀그라운드 아케이드에서 6월 중 베타 서비스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 같은 기대감과 함께 젠슨 황 CEO는 먼저 방문한 크래프톤 PC방 현장에서는 PUBG 인플루언서와 팬 게이머 간의 게릴라 팬미팅 및 이벤트 매치에서 장병규 의장과 함께 퀴즈 이벤트와 럭키드로우 경품을 직접 전달했고, RTX 스파크 플랫폼에서 구동되는 배틀그라운드와 PUBG Ally(엘라이) 시연도 이어졌다.
엔씨 현장에서도 김택진 대표와 젠슨 황 CEO는 현장에서 차세대 윈도우용 슈퍼칩 'RTX 스파크'를 소개하고, '지포스 RTX GPU', 'RTX 스파크'가 탑재된 노트북을 선물하는 등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와 함께 RTX 스파크가 탑재된 노트북을 통해 엔씨의 신작 '아이온2'와 출시 예정 신작 '신더시티'의 플레이 화면도 공개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같은 기대를 충족시킬 만한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젠슨 황 CEO는 주요 게임사 수장들과의 만남 이후 PC방을 방문해 이용자들과 사진을 촬영하고 경품 추첨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팬 서비스에 집중하는 모습은 보였으나, 피지컬 AI나 게임 산업과의 접목 방안, 공동 사업 추진 여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일정이 상징적 만남 이상의 의미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협력 방안이나 후속 계획에 대한 언급이 기대에 비해 적고, 협력을 공고히 하는 액션도 부족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젠슨 황 CEO가 방한 기간 중 SK, LG, 네이버 등과는 사업 전략 발표나 주요 시설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 것과 달리, 게임업계와의 만남에서는 팬 이벤트 외에 뚜렷한 사업적 메시지가 부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병규 의장 역시 "짧은 시간이었기에 사업적인 이야기는 당연히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크래프톤은 엔비디아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방향성이나 계획에 대해서 구체적인 부분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현장 스킨십이 많은 것도 좋았지만, 정작 중요한 핵심이 없이 발전적인 논의가 없었던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이어 그는 "작년보다는 풍성했으나 젠슨 황 이름에만 기대는 것 같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을 수 있으나 대기업 총수들과 일정을 잡으면서 게임업계를 챙긴 것은 나름대로 유의미할 수 있다"며 "이번 만남을 이후로 구체적인 부분들에 대한 협력 가능성을 많이 열어뒀을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세현 기자 xxia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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