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반쪽 승리에 민심도 싸늘…李·민주당 지지율 동반 하락

노해철 기자 2026. 6. 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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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부정평가 4개월 만에 40%대
민주당·국민의힘 지지율 격차 0.7%P
서울시장 패배·투표용지 논란 악재
중도층·30대 지지층 이탈 가속화
‘정청래 책임론’에 당권 경쟁 격화
0915A08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수정1

6·3 지방선거 이후 처음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나란히 하락했다. 특히 중도층과 30대에서 지지 이탈이 두드러지면서 선거 결과와 별개로 민심이 정부·여당에 견제 신호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 안팎에서는 서울시장 선거 패배와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이달 1~5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55.2%로 직전 주보다 3.9%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부정 평가는 41.0%로 4.2%포인트 상승했다. 이 대통령의 부정 평가가 40%대를 기록한 것은 올해 1월 5주 차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정당 지지도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선거 직후인 4~5일 실시된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41.8%로 직전 주보다 3.1%포인트 떨어졌다. 국민의힘은 41.1%를 기록하며 양당 격차를 0.7%포인트까지 좁혔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16곳 중 12곳을 차지하며 숫자상 승리를 거뒀지만 여론은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 심리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이번 조사 결과를 지방선거 성적표에 대한 유권자들의 복합적인 평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서울시장 탈환 실패와 수도권 일부 지역 패배, 선거 당일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논란 등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선거 승리에도 기대에 못 미친 결과라는 인식이 지지층 내부에 형성된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선거 결과 자체가 여론에 영향을 준다”며 “(여론조사 결과는) 지난주 선거 결과와 부정선거 논란, 지지층 기대에 못 미쳤다는 실망감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 결과는 여론을 100% 반영한다고 볼 수 없으나 받아들일 것”이라며 “다만 국민의 신뢰를 더 얻기 위해 당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중도층과 30대에서 이탈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난 점이 눈에 띈다. 직전 공표 조사인 5월 3주 차와 비교하면 30대 민주당 지지율은 35.8%에서 27.5%로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은 41.1%에서 49.5%로 상승했다. 중도층에서도 민주당은 46.5%에서 42.8%로 낮아졌고 국민의힘은 29.6%에서 35.3%로 올랐다. 여권 내부에서는 “중도층 민심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2026.6.8/뉴스1

문제는 이 같은 민심 이반 조짐이 차기 당권 경쟁과 맞물리며 당내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8월 1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반청계(반정청래계)를 중심으로 지방선거 책임론이 확산하면서 정청래 대표를 향한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최고위원 사퇴를 선언한 이언주 의원은 “우리 당은 대통령 지지도에만 의존한 나머지 지역별 민심에 부합하는 전략과 비전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며 “국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 현장 목소리를 경청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대안을 제시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장 탈환 실패, 경기 평택을과 부산 북갑 선거 패배의 원인을 지도부의 전략 부재로 짚으며 정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염태영 민주당 의원은 “이번 선거는 사실상 민주당의 쓰라린 패배다. 그런데 패배에 대한 인정도, 그에 대해 책임을 말하는 사람도 없다”고 지적했고 이 대통령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전략 실패와 부재의 무거운 책임은 마땅히 당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가 온몸으로 통감하고 짊어져야 한다”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지방선거 책임 공방이 장기화할 경우 새 정부 국정 운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권이 민생·경제 현안보다 계파 갈등과 당권 경쟁에 매몰될 경우 중도층 이탈이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내 원로인 박지원 의원은 “피 터지는 전당대회는 불을 보듯 대권 투쟁으로 이어지고 민생경제 회복과 내란 청산, 3대 개혁은 실종된다”며 “조용한 전당대회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2%포인트다. 정당 지지도 조사는 이달 4~5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이 응답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이승령 기자 yigija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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