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국내 1위 ‘참교육’···‘사이다’인데 씁쓸한 뒷맛
불량학생·비리 교사·진상 부모 처단
원작 웹툰 속 논란 덜어냈지만
근본적 해결 아닌 ‘폭력 통한 응징’ 정당화 한계

‘참교육’. ‘진실되고 올바른 교육’이라는 원래 뜻 대신 ‘정의 구현’이나 ‘사이다’와 비슷한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교육 현장 밖에서도 쓰이던 ‘참교육’이라는 말을 가상의 교육 현장으로 다시 끌어온 웹툰이 2020년부터 연재 중인 <참교육>이었다.
교육 현장의 부조리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면 현실에서 금지된 ‘체벌’보다 더한 훈육 방법도 불사한다는 설정, 여기에 페미니스트 교사 폭행 장면과 백인 우월주의적 대사 등 여성혐오와 인종차별적 내용으로 비판받은 웹툰 <참교육>은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이를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이 지난 5일 공개됐다. 논란이 된 부분은 대폭 덜어내고 ‘사이다’는 남겼다는 평이 다수다. 하지만 ‘폭력에 의한 교육’을 정당화한다는 근본적인 비판은 피해 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0부작 시리즈인 <참교육>은 교육부 산하에 가상의 기관 ‘교권보호국’(교권국)이 생긴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이들은 훈육을 명목으로 체벌 이상의 모든 수단을 가용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있다. 이 설정은 ‘체벌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것으로 해석됐고, <참교육>은 웹툰 때부터 문제작이 된다.

육군 특수전사령부 출신의 교권국 감독관 ‘나화진’(김무열)과 ‘임한림’(진기주)은 무력으로 불량 학생들과 배후의 집단을 상대해 간다. 그들의 ‘참교육’ 대상에는 학교 폭력 가해자임에도 처벌을 피해 가는 유력 정치인의 아들, 특정 학생에게 시험의 답을 유출한 교사, 교사의 개인 연락처를 알아내 늦은 밤까지 민원 전화를 걸거나 자녀의 방문을 떼고 공부를 감시하는 학부모 등 교육 현장 여러 분야에 걸쳐 있다. 교권국은 매 회차별로 다른 사건을 빠른 속도로 처리해 간다. 교사에게 민원 전화를 건 학부모에게 밤늦은 시간 전화를 거는 등 무력 이외의 방법도 사용한다.
‘참교육’의 대상은 권력을 등에 업었거나 과한 욕심을 부리고, 법의 허점을 노골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들 중에는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 등 실제 사건을 연상케 하는 이들도 있다.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은 판타지에 가깝다.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나 SNS에서 오고 간 내용을 파악해야 하는데, 이는 천재 사무관 ‘봉근대’(표지훈)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참교육>은 교권국의 행동이 ‘체벌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장치’가 아닌 ‘특수한 빌런을 처단하는 수단’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여기에 실제 사건을 일부 대입하며 통쾌감을 자아냈다.

웹툰 <참교육>은 설정과 내용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페미니스트 교사의 뺨을 때리는 묘사는 여초 커뮤니티로부터 반발을 샀고, 백인 혼혈 등장인물이 흑인 비하 단어를 쓴 회차가 공개되자 북미판 연재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 <참교육>은 제작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이를 의식한 듯 넷플릭스 <참교육>에서는 논란이 된 내용은 덜어냈다. 교권국의 초법적 권한에 대한 우려가 극중에서도 제기되며, 이로 인해 막판에는 교권국의 직무가 정지되는 일도 벌어진다.
국민적 관심사인 교육 문제를 다룬 데다, ‘사이다 전개’라는 입소문에 관심을 끈 <참교육>은 8일 기준 국내에서 가장 많이 본 넷플릭스 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참교육>은 7일 기준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본 넷플릭스 TV 쇼였다.
<참교육>에 대리만족을 느낀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다만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3화에서 ‘무고한 남교사를 성폭행범으로 몰아간 여학생 인플루언서’를 다뤘다는 점이 미투 운동을 폄훼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교권국이 실제로는 가능하지도 않고, (현실화되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일종의 ‘판타지’로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참교육>이 왜 교권국까지 생각해야 하는 교육 현실이 됐는가를, 교육 현장의 여러 차원 문제를 끄집어내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교육>은 교육 현장의 분노를 교권국이라는 비현실적 판타지를 통해 대리 해소하려 한다는 점에서 ‘사이다’를 제공한다. 하지만 제도 개선 등 근본적 해결이 아니라 공권력의 응징에 기대는 점, 피해자가 고통에서 궁극적으로 빠져나왔는지에 대해서는 소홀히 다룬다는 점 등에서 한계를 갖는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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