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크기 바퀴벌레 10만 마리 우르르"...밀수 풀렸으면 '끔찍'

호주에서 불법 외래종 바퀴벌레 10만여 마리가 한꺼번에 압수됐다. 호주 역사상 외래종 적발 건수론 최대 규모다.
9일(한국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호주 기후변화에너지환경수자원부(DCCEEW)는 지난달 뉴사우스웨일스주 배서스트의 한 상업용 사육업자로부터 '마다가스카르 휘파람 바퀴벌레'와 '두비아 바퀴벌레' 등 10만 마리 이상의 살아 있는 바퀴벌레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압수된 바퀴벌레의 가치는 20만 호주달러(한화 약 2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마다가스카르 휘파람 바퀴벌레는 세계에서 가장 큰 바퀴벌레 중 하나로 꼽힌다. 몸길이는 약 5~8㎝에 달한다. 호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바퀴벌레가 약 2.3~3.6㎝인 것과 비교하면 훨씬 큰 크기다. 호주 당국이 공개한 사진에는 성인 손가락보다 큰 갈색 바퀴벌레의 모습도 담겼다.
이번에 적발된 마다가스카르 휘파람 바퀴벌레와 두비아 바퀴벌레는 모두 호주에서 수입이 금지된 외래종이다. 이들 종은 유입 경로와 관계 없이 호주 내에서 합법적으로 보관하거나 번식, 판매할 수 없다.
현지에선 이 바퀴벌레들이 반려 파충류 먹이용으로 판매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뱀 포획 전문가 스테파니 레서는 "크기가 큰 외래종 바퀴벌레는 적은 수만으로도 먹이를 공급할 수 있어 비용 효율적인 파충류 먹이로 팔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 당국은 도마뱀 등 파충류를 기르는 반려동물 주인들에게 불법 외래종 대신 귀뚜라미나 나무 바퀴벌레 등 합법적인 먹이를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호주는 농업과 원예 산업, 토착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엄격한 생물보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아열대성 기후로 바퀴벌레 등 생물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신고하지 않았거나 불법인 동물·곤충·식물 자재를 들여오다 적발될 경우 수천 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호주 당국은 "외래 바퀴벌레는 환경 위해성 평가를 거치지 않았다"며 "질병을 퍼뜨리거나 호주 토착 야생동물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불법 외래 무척추동물을 보유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기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배서스트의 사육업자에게 형사 고발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 당국은 압수한 바퀴벌레들을 모두 안락사 처리할 방침이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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