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농구 보러 ‘사자굴’ 뉴욕으로… 달아오르는 NBA의 정치학
뉴욕 닉스, 53년 만의 정상 가능성
민주 “잔치에 끼워 팔기 안 돼”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후 8시30분(한국 시간 9일 오전 9시30분) 뉴욕 맨해튼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리는 뉴욕 닉스(2승)와 샌안토니오 스퍼스(2패)의 미 프로농구(NBA) 챔피언 결정전 3차전을 관람할 예정이다. 이번 시리즈는 7전 4선승제로 여차하면 다음 날 4차전까지 관람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트럼프가 뉴욕 출신을 의미하는 ‘뉴요커’이기는 하지만 경기가 열리는 곳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진보 아성(牙城)이다. 트럼프의 이번 행보를 놓고 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USA 투데이는 정치사학자를 인용해 단순한 귀향을 넘어 “사자굴(lion’s den)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뉴욕 퀸스 출신으로 부동산 디벨로퍼로 성공했다. 맨해튼 5번가에 우뚝 서 있는 ‘트럼프 타워’가 그가 젊은 날 이룩한 성공을 상징하고 있다. 자신을 자랑스러운 뉴요커라 부르고 뉴욕에 대한 애정도 남다른 트럼프지만, 지난 대선에선 ‘민주당 텃밭’인 맨해튼에서 17%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닉스가 1·2차전을 모두 가져가면서 53년 만의 정상 등극 가능성에 들뜬 가운데, 트럼프의 이번 행보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표심에 호소하려는 행보로 읽을 수 있다. 정치사학자인 매튜 댈랙은 USA 투데이에 “수십 년 만에 닉스가 파이널에 오른 것은 (트럼프에게) 일석이조의 기회”라며 “논란을 만들어 낼 수 있고, 모든 시선을 자신에게 집중시킬 수 있으며,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야유나 조롱을 받더라도 영광을 함께 누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 역사상 NBA 파이널을 직관한 현역 대통령은 없었다. 일리노이주(州) 시카고 출신으로 소문난 농구광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하지 못한 일이다. 트럼프는 그간 프로축구(NFL) 수퍼볼, 자신의 플로리다주(州) 도럴 리조트에서 열린 프로골프(PGA) 캐딜락 챔피언십, 자동차 레이싱 데이토나 500, 남자 테니스 US오픈 결승전 등 굵직한 스포츠 행사에 참석하며 대중을 상대로 메시지를 발신해 왔다. 특히 오는 14일 백악관 마당에서는 자신의 80번째 생일을 맞아 미 독립 250주년을 기념하는 이종격투기(UFC) 대회를 가질 예정이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이날 경기에서 정치적 스펙트럼의 반대편에 있는 강성 좌파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과 조우할지도 관심 거리다. 맘다니는 지난 5일 “닉스를 응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환영한다”고 했었다.
트럼프가 닉스 경기 관람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다는 사실에 민주당은 이를 견제하고 나섰다. 뉴욕이 지역구인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닉스 모자를 쓴 모습으로 나타나 “트럼프는 칼 로브(보수 성향 정치 컨설턴트)와 칼 앤서니 타운스(닉스 소속 센터)도 구분하지 못할 것”이라며 “동네에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서커스를 데려와야 하기 때문에 단지 NBA 파이널에 자신을 끼워 넣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민주당 주류를 상징하면서 역시 뉴욕이 지역구인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역시 “뉴욕이 수십 년 만에 누리고 있는 최고의 순간 중 하나를 대통령은 자기 것으로 만들려 한다”며 “당신은 여기에서 환영받지 못한다. 그냥 우리를 내버려두라”고 했다. 일각에선 트럼프가 오랜 기간 닉스 팬이었기 때문에 이번 경기 관람을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십자인대 파열 두번 이겨내고 조국에 ‘선물’을 안기다…‘인간승리’ 김승규의 선방 쇼
- 4년 전 등번호 없던 설움 딛고 ‘월드컵 데뷔골’ 뽑아낸 오현규 “경기 전 열 38도까지 올라... 2
- 위기의 한국을 역전으로 이끈 ‘코리안 사비’ 황인범 “우리가 이길 자격 있었다”
- 슈퍼마켓 업주 살해 40대 송치…한 달 전 같은 가게에서 절도
- 체코戰 승장 홍명보 “포지션 지키면서 소유권 잃지 않도록 주문”
- 공정위, 엔에스쇼핑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기업결합 승인
- 선거법 위반 혐의… 유정복 시장, 재판서 혐의 부인
- 미국은 공급 늘리고 중국은 수요 줄이고…유가가 더 폭등 않는 이유
- 노인 학대 11% 급증... 5건 중 2건은 ‘배우자 학대’
- 경찰, 농협중앙회 압수수색... 2억원대 공금 유용 의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