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황 방한] ③ 젠슨 황이 남긴 선물과 숙제…한국 AI 무엇 얻었나
엔비디아 의존 심화 속 독자 기술 확보 과제
![연설하는 젠슨 황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6.8 [공동취재] saba@yna.co.kr](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9/yonhap/20260609053533575okbf.jpg)
(서울=연합뉴스) 권하영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닷새간 방한은 한국 인공지능(AI) 산업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 이벤트였다.
한국 기업들은 AI 팩토리와 피지컬 AI를 축으로 엔비디아와 전방위 협력 체계를 구축하며 글로벌 AI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AI 생태계가 엔비디아 중심 플랫폼에 더욱 깊게 연결되면서 기술 의존도 확대와 그래픽처리장치(GPU)·전력 인프라 병목이라는 구조적 과제도 함께 부상했다.
젠슨 황 CEO가 남긴 '선물'이 한국 AI 산업의 성장 동력이 될지, 새로운 의존의 출발점이 될지는 앞으로의 독자 기술 경쟁력 확보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AI 생태계, 엔비디아와 전방위 동맹
이번 방한의 핵심 성과는 특정 기업 간 계약이 아니라, 한국 AI 생태계 전반이 엔비디아와 촘촘한 동맹 구도를 형성했다는 점이다.
방한 마지막 날 열린 '엔비디아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 현대차그룹, LG전자, 네이버부터 업스테이지, NC AI, 크래프톤, 두산로보틱스, 로보티즈까지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망라한 한국 AI 플레이어들이 총집결했다는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이번 방한에서 가장 두드러진 협력 키워드는 엔비디아 최신 GPU 수십만 장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기가와트(GW)급 'AI 팩토리' 구축이다.
기존 데이터센터가 데이터를 저장·처리하는 공간이었다면, AI 팩토리는 GPU·메모리·네트워크·전력을 통합해 AI 모델의 학습·추론부터 서비스 구동까지 담당하는 차세대 핵심 인프라다.
SK텔레콤과 네이버는 각각 엔비디아 인프라를 기반으로 AI 팩토리를 공동 구축해 글로벌 AI 수요를 겨냥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SK텔레콤은 내년부터 국내에서 엔비디아 DSX 플랫폼 기반 AI 팩토리를 첫 가동 하고, GW급으로 확장해 아시아 시장 전역을 공략한다.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 55메가와트(MW)를 시작으로 2028년 200MW, 이후 GW급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며 아시아·유럽·중동 시장으로 저변을 넓힐 계획이다.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한국의 제조 역량이 엔비디아 기술과 결합해 차세대 로봇·모빌리티 시장 선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LG는 데이터 구축·학습·행동으로 이어지는 차세대 로봇 전 개발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소프트웨어중심차(SDV) 등 미래 모빌리티 영역에서 엔비디아와 손잡고 기술 개발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스테이지와 트웰브랩스, 리얼월드, 로보티즈 등 대규모언어모델(LLM)부터 AI·로봇 기술·솔루션까지 독자적 경쟁력을 갖춘 국내 AI 스타트업들도 이번 기회에 잠재력을 각인시키며 생태계에 합류했다.
황 CEO는 "한국은 AI의 미래에 투자하기에 정말 훌륭한 나라"라며 국내 AI 스타트업을 향해 "한국의 AI, 한국의 미래에 대해 매우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기념 촬영하는 젠슨 황 CEO (서울=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를 찾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및 직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6.8 [현대자동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9/yonhap/20260609053534048avsj.jpg)
남겨진 숙제…의존 심화와 전력 병목
황 CEO 역시 이번 방한에서 적지 않은 것을 챙겼다.
그는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 베라 중앙처리장치(CPU), AI 노트북 'RTX 스파크', AI 엣지 슈퍼컴퓨터 '젯슨 토르'를 한국을 위한 "선물"로 소개했지만, 이 4가지는 동시에 엔비디아의 차세대 핵심 제품군이기도 하다.
실제 이번 방한에서 SK·LG·현대차그룹·네이버가 맺은 AI 협력들은 공통적으로 엔비디아의 컴퓨팅 자원이나 소프트웨어·플랫폼 기반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AI 인프라를 확장할수록 엔비디아에 대한 기술 의존도 함께 깊어지는 구조다.
AI 업계 한 관계자는 "GPU 공급 주도권이 엔비디아에 집중된 상황에서, 이번 방한으로 한국 기업들의 엔비디아 의존은 메모리를 넘어 AI 인프라 전반으로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국내 AI 생태계가 성장할수록 GPU·전력 등 인프라를 둘러싼 병목 현상이 가속할 수 있다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다.
AI 인프라의 핵심 부품인 GPU 시장을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만큼, 국내 AI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통한 공급망 다변화는 중장기 숙제로 부상하고 있다.
차세대 GPU 서버의 랙당 전력 소비가 기존 대비 최대 4~5배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전력 공급도 변수다.
![악수하는 최태원 회장-젠슨 황 (서울=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서울 종로구 SK 그룹 서린사옥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6.6.8 [SK텔레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9/yonhap/20260609053534246mrdu.jpg)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한국 기업들이 이번 방한을 통해 엔비디아 밸류체인에 편입된 것을 성과로 꼽는 동시에 "소버린 AI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국이 풀스택을 갖출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이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종속성 문제는 심각한 숙제로 남는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손을 잡으면서 동시에 손을 놓아야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독자적 연구개발(R&D) 없이 엔비디아에 종속되면 그들의 사업 상황이 나빠질 때 우리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이나 미국 수준에 당장 도달할 수는 없더라도, 우리 환경에 적합한 독자 기술을 꾸준히 쌓는 것이 종속성을 벗어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kwonhy@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경찰 "인천 훼손 시신 발 크기 210㎜…무릎 아래 길이 41㎝" | 연합뉴스
- '의식불명 투병 3년' 태국 공주, 별세…"병세 악화" | 연합뉴스
- GOP 신병 극단 선택했는데…'오발 사고'로 보고한 간부 무죄 | 연합뉴스
- [월드컵] 38도 고열에도 첫 경기서 역전포…오현규 "확신 있었다"(종합) | 연합뉴스
- 의정부서 지인 집 침입해 딸 성폭행 시도한 50대 징역 8년 | 연합뉴스
- 키움 이용규 코치, 음주운전 하다 교통사고…면허취소 수치 | 연합뉴스
- "흡연 확인한다" 손님 거부에도 객실 내부 살핀 업주 벌금형 | 연합뉴스
- '이선균 수사 정보 유출' 검찰수사관에 징역 3년 구형 | 연합뉴스
- '삼전닉스·실리콘 칼라' 아시나요…NYT가 소개한 韓반도체 열풍 | 연합뉴스
- 슈퍼마켓 업주 살해 강도 송치…한달 전에도 같은 점포서 절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