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 젠슨 황 영향력 과해… 피지컬 AI 강조, GPU 더 팔려는 것”
“지금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많고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독식하는 회사가 엔비디아입니다. 이 회사에 공급할 수 있는지, 관계가 좋은지에 따라 주가가 오르내리는 건 이해가 가요. 그런데 이 사람이 ‘누구랑 밥을 먹었네’, ‘시구를 하네’로 움직이는 건 좀 과합니다.”

8일 조선일보 경제부가 만드는 유튜브 ‘조선일보 머니’의 ‘이기자의 취재수첩’에는 최근 16년간 누적 수익률 1500%를 기록한 김현준<사진> 더퍼블릭자산운용 대표가 출연했다. 1200억원을 운용하는 김 대표는 TV 프로그램 ‘유퀴즈’에 출연해 유명해지기도 했다.
-지난 3일 선거가 끝나고 주식 시장이 하락하고 있다.
“‘선거 전 상승, 선거 후 하락’이라는 속설이 있다. 선거 전에는 친(親)시장 정책으로 주가가 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미국 주식 시장에서 탄생한 말이라 국내 주식 시장에도 정확하게 적용될지는 모르겠다. 이번 정부가 들어선 후 주식 시장이 강세장을 보인 이유 중 하나는 부동산은 나쁜 것, 주식은 좋은 것이라는 기조였다. 현업에서 느끼는 건 최근 ‘건물이나 아파트 팔고 주식 투자를 확대하고 싶다’는 분이 늘어나고 있다는 거다.”
-지난주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주식 시장을 뒤흔들기도 했다. 황 CEO가 네트워킹 칩 설계 전문 기업 마벨 테크놀로지를 ‘차세대 시총 1조달러 기업’이라고 언급하자 하루에 33%가 올랐다. 방한을 앞두고는 네이버와 LG가 같이 밥을 먹는다고 알려지자 폭등했고, 야구 시구로 두산이 올랐다. 황 CEO 발언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도 출렁거렸고, 로봇주들도 폭등했다. ‘젠슨 황 리딩방’이라는 말도 나온다.
“엔비디아와의 이해관계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건 당연하지만 지금 좀 과하다. 황 CEO는 왜 피지컬 AI와 로봇을 강조할까? GPU를 더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거대언어모델(LLM)은 빠른 시기에 전파됐다. 황 CEO 입장에서 GPU를 더 팔려면 자율주행, 로봇 이런 것들이 실생활에 더 쓰여야 한다. 그러니 투자자들이 확인해야 할 것은 ‘피지컬 AI가 안 돼도 엔비디아라는 회사가 건강하게 수익을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부분이다. 전문 투자자들은 미래보다 반대편을 더 많이 본다.” (실제로 엔비디아 관련주들은 황CEO 방한 뒤 폭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두 배 오를 수도 있고 반 토막 날 수도 있다. 좋은 시나리오는 이렇다. 메모리 반도체가 수십 년 동안 호황·불황을 반복하면서 낮은 평가를 받아왔는데, AI 수요로 이 사이클이 완화된다면 TSMC처럼 꾸준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지금 수준의 장사만 해도 두 배 오를 수 있다. 나쁜 시나리오는 반대다. 스마트폰이 나왔을 때, 클라우드가 나왔을 때도 쇼티지(품귀 현상)가 심했고 메가 트렌드 수퍼 사이클 얘기가 나왔다. 그런데 1~2년 후에 증설이 일어나면서 불황기로 들어갔다. 2027~2028년에 수축기가 오면 이익이 내려가고 시장의 박한 평가는 유지돼 반 토막 날 수 있다. 결론은 투자자 개인의 판단과 성향에 달렸다. 지금은 불확실성이 커진 영역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LG전자가 급등한 것이 역사적으로 코스피 고점 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강세장은 특정 기업이 주도하다가 그 주식이 비싸지면 덜 오른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한다. 그렇기 때문에 LG전자가 오른 건 안 좋은 신호에 가깝다. 그러나 끝났다고 보지는 않는다. LG전자 상승에는 나름의 논리가 있다. LG전자는 피지컬 AI 기업들에 부품을 제공하는 회사다. 보스턴 다이내믹스(현대차)의 로봇 아틀라스가 전 세계 휴머노이드(인간형) 시장을 지배할 확률과 그렇지 않을 확률 중 하나만 고르라면 그렇지 않을 확률이 더 크다. 그러나 LG전자가 많은 기업에 부품을 납품할 확률은 높다.”
-2024~2025년 미국 LA에서 살고 왔다고.
“LA에 도착하자마자 자율 주행을 경험하고 싶어 테슬라를 구매했다. 난 미국 가기 전까지 테슬라에 투자하지 않았다. 이익 대비 시가총액이 너무 높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2년을 타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귀국한 다음에 운전하기가 너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지금 이를 경험할 수 있는 사람은 전 세계 인구의 0.6%다. 그러나 이 기술을 써본 사람은 기술이 보편화되면 엄청난 수익성이 나올 거라는 걸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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