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시위, 시비붙자 “대진연이냐”···“멸공” 구호에 윤석열 지지 플랜카드도 등장

박민규 기자 2026. 6. 8.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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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소 앞 봉쇄 시위 사흘째, 현장 분위기는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시위 참여자들이 ‘부정선거 재선거’를 외치고 있다. 박민규 기자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개표 수개표!” “Stop the steal!” “멸공!”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4일째 이어진 시위에는 부정선거 관련 구호가 다시 등장했다. 주말 동안 부정선거와는 선을 긋던 시위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시위 참여자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관련 플랜카드를 들고 있다. 박민규 기자

이 같은 변화는 전날 밤부터 조짐을 보였다. 시위대 내부에서는 극우 성향의 구호나 성조기 등장을 자제하자는 여론이 존재했다. 그러나 밤사이 부정선거론자 등 극우 성향 시민들이 유입됐다.

‘재선거’ 요구가 주를 이루던 광장에는 이날부터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스탑 더 스틸(Stop the Steal)’과 ‘멸공’ 구호가 퍼졌다. ‘반드시 이루어진다! 비상계엄은 반국가 세력 일거에 척결’이라는 내용이 적힌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 플랜카드가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상화를 그리는 시위대도 있었다.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한 시위 참여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초상화를 그리고 있다. 박민규 기자

조금만 다른 의견을 내거나 소란이 생기면 시위대는 상대를 ‘대진연(한국대학생진보연합) 프락치’로 몰아가기도 했다. 오후 7시쯤에는 연설을 하던 10대 A씨와 30대 B씨가 사소한 시비가 붙자, 순식간에 수십 명의 시위대가 에워싸고 “너 대진연이지?”라고 했다. B씨가 눈물을 흘리며 “아침부터 자리를 지켰다”며 “나는 대진연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뒤에야 시위대는 흩어졌다. 현장에는 ‘대진연을 조심해야 한다’, ‘다른 구호를 주장하는 사람이 대진연이다’는 말이 돌았다.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대진연(한국대학생진보연합) 관련 행동 강령 피켓이 있다. 박민규 기자

시위대의 내분도 이어졌다. 유튜버 전한길씨의 행보를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한 30대 시위대가 “전한길과 유튜버 그라운드C가 이상한 짓을 하고 있다”며 비판하자, 주변의 60대 참가자들이 “전한길은 애국자다, 어른한테 대드냐”며 가로막았다. 이에 30대 시위대가 “결정적인 순간에 전한길이 무엇을 했냐”고 맞받아치자 군중 사이에서는 “계몽이 안 됐다”는 비아냥이 터져 나왔다. 한 참여자가 “주변에 기자들이 매복해 있을 텐데 우리끼리 싸우면 안 된다”며 만류한 뒤에야 상황이 끝났다.

평일인 월요일을 맞아 직장인과 학생 등 일반 시민들이 시위 현장을 빠져나가면서 시위 분위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오후 6시 이후 퇴근·하교 시간을 기점으로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시민들의 발길이 다시 이어지고 있어 시위가 어떤 양상을 띨지 주목된다.

박민규 기자 mingyu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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