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가 국내 AI 관련 기업들과 만찬을 가지며 지난 5일부터 이어온 방한 일정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황 대표는 한국을 'AI 투자 적합 국가'라고 강조하며, 국내 기업들과 협력을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와 메모리는 물론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협력 관계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 "산업적, 지정학적, 문화적 측면서 한국 적합해"
8일 젠슨 황 대표는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을 개최하고 배경훈 부총리 및 국내 기업들과 만남을 가졌다. 그는 ▲산업적 ▲지정학적 ▲문화적 등 3가지 측면에서 한국을 'AI 투자 적합국'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한국에 대해 "AI 소프트웨어 부문은 물론 제조업 분야에서도 강점을 가진 국가"라면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부문에서 모두 강점을 지닌 국가는 없지만, 한국은 이 모든 분야에서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어 "제조업, 중공업, 전자 및 소프트웨어, 인공지능은 로봇공학으로 통합되고 융합돼야 한다"며 "한국은 이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고, 한국에 온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는 AI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앞세워 '엔비디아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를 제조 현장에 적용 중이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소프트웨어 판매를 늘릴 수 있어 이득이고, 국내 기업들은 엔비디아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조 경쟁력을 강화해 이득인 '윈-윈' 관계라고 할 수 있다.
황 대표는 지정학적 이유와 문화적 관점에서도 한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정학적으로 한국은 거의 모든 국가와 우호적"이라면서 "뷰티, K팝 등 문화를 전세계에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문화는 매우 잘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황 대표의 발언은 미·중 패권 다툼 속 한국의 중립적 위치와, 시장 확장성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머니투데이방송(MTN)
■ 삼성전자, 메모리 외 비메모리도 엔비디아와 협력 확대
이날 행사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또한 모습을 드러냈다. 젠슨 황 대표가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SK하이닉스, 현대차, LG전자 네이버 등에 비해 삼성전자는 비교적 존재감이 적었지만 부회장이 직접 행사에 참석하며 우호적인 관계를 드러낸 것이다.
전 부회장은 메모리 부문에서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이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올해부터 시작해서 HBM4라든가 소캠 공급을 충분히 하려고 한다"며 "내년부터는 HBM4E 그 다음에 HBM5 등 장기적인 협력과 관련해서도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HBM4E 샘플을 세계 최초로 출하한 바 있다. HBM4에 이어 다음 모델인 HBM4E에서도 선제 출하하며, 기술 경쟁력을 과시한 것이다. 지난해 HBM3E 시장에서 경쟁사 SK하이닉스 등에 밀리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전 부회장은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엔비디아와 협력이 확대될 것을 시사했다. 그는 "지금 4나노하고 8나노에서 자율주행 칩과 그록칩(추론칩) 등 엔비디아에 있는 가속기 부문에서 협력하고 있다"며 "그 다음 세대 협력과 관련해서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황 대표는 이날 GPU 공급 측면에서도 한국과 협조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확인됐다. 배경훈 부총리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베라루빈을 한국이 최우선으로 공급 받기로 했다"며 "향후 추가적인 어떤 사업들을 위해서도 GPU 공급 받는 데 차질 없이 지원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