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임기 내 추가 행정통합 어려워”…‘특별연합’ 추진에 힘 실리나?

김두천 기자 2026. 6. 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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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까지 행정통합 어려움 토로
‘5극 3특 체제 형성’은 계속 추진 뜻
통합 박완수 대 연합 전재수·김상욱?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추가 행정통합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부울경특별연합' 같은 초광역 협력 체계 추진에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공기업(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분산 대신 집중 형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추가 행정통합 관련 "현실적으로 다음 지방선거까지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국민이 뽑은 대표들이 다 있는데 중간에 '너 그만둬, 시도의원 다 그만둬' 할 수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박완수 경남-부산 행정통합 공약 악재

박완수 경남지사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경남-부산-울산에 국민의힘 시도지사 당선을 전제로 한 '선 경남-부산 행정통합 후 울산 확대'를 공약했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가 당선하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박 지사는 부산시장·울산시장 당선자를 만나 민선 8기 때 3개 시도지사가 합의한 내용을 토대로 협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 지사와 낙선한 박형준 부산시장은 울산까지 포함해 2028년 총선 때 통합단체장을 선출하는 방안을 제안했었다. 올해 시도민 주민투표 추진 계획도 제시했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 언급으로 경남-부산을 비롯한 광역시도 행정통합 논의가 추진력을 얻기 어렵게됐다. 아울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처럼 더는 정부 차원에서 광역 행정통합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 정부 국가균형성장 기조인 '5극 3특' 달성 주요 전략이었던 행정통합 추진 동력이 사그라 들게 된 셈이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기조 설정은 국민의힘 시도지사와 정치권이 추동했던 대전-충남과 대구-경북 행정통합 실패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광역 행정통합은 대한민국을 '5극 3특 체제'로 재편해 수도권 외 부울경, 호남권, 중부권, 대경권이 권역별로 에너지를 모아 자체적으로 순환하려면 일정 규모가 돼야하겠다 싶어 드라이브를 걸었다"며 "그런데 처음 시작한 대전-충남은 오히려 반대를 하고, 대구-경북은 하다보니 내부 반발이 극심한데 억지로 밀어붙일 수 없어 결국 전남-광주만 통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로 국민이 뽑은 정치인이 있어) 한다면 다음 지방선거나 돼야할텐데 제가 그때 그 문제는 어떻게 하는 게 어렵겠다"고 말했다.

반면에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통합에 따른 정부 특전을 받게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먼저 통합을 했고 거기는 법률상 우선하도록까지 되어 있기 때문에 먼저 한 데가 좀 아무래도 혜택을 볼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5년 간 국비 20조 원 이상 지원과 공기업(공공기관) 이전을 포함한다.
더불어민주당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시장·도지사 후보가 4월 14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해양수도 부울경 메가시티 공동출정식'에서 손을 잡고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의원들이 14일 국회 의안과에 '경남부산특별시 설치 특별법'을 제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형두 의원, 정점식 정책위의장, 박완수 경남도지사, 이성권 부산시당위원장, 박형준 부산시장, 조경태 의원, 박수영 의원. /연합뉴스

'초광역 협력' 체계 다시 주목

이 대통령은 다만 회견에서 "5극 3특 체제로 지방에 정책 우선권 부여 또는 지방 중심 재정 지출은 확실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통합은 어렵지만 국가균형성장 전략 자체를 유의미하다는 뜻이다. 행정통합 추진 동력이 약해진 마당에 정부로서는 새로운 균형성장 전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 점에서 부울경특별연합 같은 '초광역 협력'이 다시 힘을 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단순한 재정 지원이 개별 사업 확대를 넘어 비수도권이 독자적인 성장축으로 기능할 구조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전재수·김상욱 당선자는 낙선한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와 함께 4월 14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부울경 메가시티'을 공동공약으로 발표하면서 '특별연합 복원'을 강조했다. 특별연합은 행정구역을 유지한 채 도시철도 등을 활용한 광역교통망, 산업, 관광 등 공동 현안을 추진하는 특별지방자치단체 형태를 띤다. 행정통합 없이도 권역 단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5극 3특 전략과 맞물린다.

이는 박 지사가 2022년 민선 8기 도지사 취임 이후 형해화한 체계이기도 하다. 박 지사는 그동안 특별연합을 두고 "세 자치단체 위에 특별자치단체를 하나 더 만드는 것은 옥상옥"이라며 행정통합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혀왔다. 반면 민주당 후보들은 행정통합을 당장 실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 대규모 지원을 받아내려면 특별연합이라는 그릇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특별연합 위주 초광역 협력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후보가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이던 때 설계한 '5극 3특 정책'의 기본 방향이기도 하다.

수도권에 대응할 부울경 광역권을 형성하는 데 있어 추후 정부 정책 기조와 경남도 기조가 엇박자를 낼 수도 있는 지점이다.

한데 박완수 경남지사 처지에서는 이 같은 이 대통령 언급 덕에 되레 정치적 부담을 덜 수도 있다. '필생의 꿈'이 경남도지사였던 그는 4년 간 도정에서 줄곧 '경남 중심성'을 강조해왔다. 전임 민주당 경부울 시도정의 '부울경 메가시티'(부울경특별연합)에 대항해 부울경 경제동맹과 경남-부산 행정통합을 앞세웠다. 하지만 여러차례 시도민 여론조사를 하고, 공론화위원회를 가동해 추진 시일을 미뤄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5극 3특' 추진, 김경수 전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 경남지사 선거 출마, 부울경특별연합 복원 등이 본격화하자 중국 상하이·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두바이와 같은 '완전한 자치권·재정권'을 앞세운 통합 특별법 발의로 맞대응했지만 '선거용'일 가능성이 크다.

박 지사 핵심 참모(이영일 전 정책특보)는 4월 기자와 만나 "지방선거가 끝나면 행정통합 이슈는 더는 소구력을 잃을 것"이라며 "이는 우리도 그렇고 민주당 쪽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 대통령 언급은 경남도가 되레 통합이니 연합이니를 두고 부산, 울산과 협의하며 불필요한 행정력을 소모할 필요성을 없앨 명분이 됐다고도 볼 수 있다.

박 지사는 2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부산·경남 행정통합의 방향과 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정부의 일방적인 행정통합 추진을 두고 "행정통합을 그저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 얻을 방법으로 삼고 있다"며 비판했었다. "매년 5조씩 먹고 끝? 이게 무슨 지방자치 개편이고 통합이냐. 이해할 수 없다"며 정부의 통합 광역자치단체에 4년간 매년 5조씩 최대 20조 원 지원 방침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경남혁신도시(진주 충무공동) 전경. /경남도민일보DB

공공기관 지방이전 "분산보다 집중"

이 대통령은 통합과 별개로 공기업(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현재 준비 중이며 기관을 최대한 몰아서 보낼 계획임을 밝혔다. "(이전 지역을) 분산시켜 놓으니까 집중 효과가 좀 떨어진다"며 "이번에는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대한 하되 몰아서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렇게해야 자체 에너지와 효과가 커진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재정·산업경제 정책 등 전반적으로 지방에 가중치를 주는 방안을 법으로 강제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앞으로 경제 정책은 지방에 집중할 것이다. 재정 지원도 지방에 계속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대학 육성과 산업 발굴도 기업에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에너지 수요가 큰 첨단산업은 '지산지소'(지역에서 생산한 에너지는 지방에서 소비) 원칙에 따라 지방에서 기업 활동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설득하고 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비수도권 거주 청년 지원을 두고는 "청년 자산 형성 정책도 지방에 더 많은 혜택을 주려고 한다"며 "지방에서 사는 게 오히려 수도권보다 더 기회가 많아지도록 하겠다"며 "당장도 중요하지만, 미래 세대에게 혜택이 돌아갈 투자도 많이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김두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