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소매물도 등대섬’
통행로 안전상 사용 불가 판정
땅 주인과 협의 안돼 교체 못해
공단 “관광객 헛걸음 개선 시급”
대한민국의 대표 관광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통영 소매물도 등대섬 가는 길이 수개월째 막혀 등대섬을 찾는 관광객들이 헛걸음을 하고 있다. 관리 기관인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가 낡고 녹슨 기존 데크 계단을 철거하고 새 계단을 설치하려 하지만 토지주가 동의를 거부해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관리공단 동부사무소는 통영시 한산면 소매물도와 등대섬을 잇는 유일한 통행로인 데크 계단 출입을 지난해 10월 3일부터 통제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등대섬은 쿠크다스 과자 광고로 유명해졌으며, 본섬인 소매물도와 하루 두 번 썰물 때 드러나는 70m 정도의 몽돌 길로 연결돼 많은 관광객이 찾는 섬이다.
이 데크 계단은 소매물도에서 등대섬으로 이어지는 약 100m 구간에 지난 2013년 처음 설치됐다. 이곳은 해안가로 내려가는 가파른 절벽 구간으로, 안전사고 우려가 있어 당시 공단 측이 토지주의 동의를 얻어 설치했다. 하지만 설치 13년이 지나면서 목재 데크를 지탱하는 철제 구조물 대부분이 녹슨 데다 일부 구간은 철 구조물이 삭아 부스러져 사람이 지나다닐 수 없을 정도로 계단 자체가 흔들리면서 안전진단에서 사용 불가 판정을 받았다.
공단은 노후화된 계단을 철거하고 새 계단을 설치하기 위해 토지주 동의를 얻는 절차를 진행했지만 땅 주인이 최초 설치 때와 달리 계단 설치를 반대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고, 급기야 안전사고 위험으로 통행을 차단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공단 관계자는 “토지주가 계단이 설치된 이후 본인의 땅이지만 마음대로 쓸 수 없는 등 사유재산권을 침해받는다는 이유로 신규 계단 설치에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등대섬을 보기 위해 소매물도를 방문한 관광객들은 등대섬으로 가지 못하고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일부 관광객은 통제 안내를 무시하거나 절벽 구간을 내려가기도 해 안전사고의 위험까지 안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소매물도에서 등대섬으로 내려가는 구간 대부분이 사유지여서 우회 통로도 만들 수 없는 구조다. 토지주 동의를 구하지 않고서는 계단을 새로 설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토지주와의 대화를 통해 계단을 설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ks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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