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소서 선거인 명부 무더기 누락‥ 점검표에도 '가짜 체크'

김은초 2026. 6. 8.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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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대통령까지 나서 진상 규명을 요구한 가운데, 청주의 한 투표소에서도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선거인 명부 1천2백여 명 분이 통째로 누락되면서 아침 일찍 투표소를 찾았던 유권자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는데요.
행정복지센터는 명부를 잘못 출력해 놓고도 확인하지 않았고, 선관위 역시 걸러내지 못했습니다.
김은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3일 지방선거 투표소가 설치된 청주시 서원구의 한 아파트 경로당.
오전 6시 문을 열자마자 투표소는 금세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유권자의 신원을 확인해야 할 선거인 명부가 없어 투표소 입장 자체가 막혔기 때문입니다.
◀ INT ▶ 투표 주민 (음성변조)"(선거인 등재) 번호가 아직 도착 안 했다고 해서 집에 들어갔다가… 방송을 했어요 아파트 내에서. 그래서 나와서 투표했어요."
안내도 제대로 받지 못한 주민들은 투표소를 여러 차례 찾았다가 계속해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 INT ▶ 투표 주민 (음성변조)"한 3~40분 걸려야 된다 그러더라고. 또 갔다가 또 오고 근데도 안 된대. 하여튼 세 번 왔다 갔다 했어요."
알고 보니, 해당 투표소 선거인 4천1백여 명 중 2천800번대부터 마지막 번호까지 모두 1천296명의 명단이 통째로 빠져 있었습니다.
명부를 다시 출력할 때까지 40분 가까이 투표가 중단됐습니다.
당시 현장에서 대기하던 유권자는 30여 명. 
선거관리위원회와 관할 행정복지센터는 이 중 29명이 다시 돌아와 투표를 마쳤다고 밝혔지만, 나머지 유권자들이 실제로 투표에 참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선거인 명부를 사전에 점검하는 절차가 매뉴얼에 있었지만, 행정복지센터는 실제로 확인도 안 해놓고 점검표만 허위로 작성했습니다.
점검표를 확인해 보니, 인쇄 상태가 정상인지 묻는 항목에는 그렇다는 뜻의 '여'를, 페이지 누락 여부를 묻는 항목에는 없다는 뜻의 '부'를 적어 놨습니다.
◀ INT ▶ 행정복지센터 담당자 (음성변조)"제일 마지막 번호까지 제대로 등재가 돼 있는지를 확인을 했어야 되는데 중간에 중복된 페이지가 들어가 있었음에도 그걸 파악을 못한…"
투표 전까지 사흘이라는 준비 기간이 더 있었지만, 투표관리관과 선관위 모두 인쇄된 명부를 한 번도 열어보지 않았습니다.
비판이 거세지자 충북선관위는 뒤늦게 사과문을 냈습니다.
선관위는 "미흡한 준비로 실망을 드리게 돼 사과드린다"면서도 "대부분의 선거인이 투표를 마쳤다"며 사태를 축소하는 데 급급했습니다.
충북선관위는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도내 다른 투표소의 선거인 명부에도 문제가 없었는지 전수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은초입니다.(영상취재: 신석호 / CG: 변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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