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남가영, 단비 같은 연주회로 11일 복귀전

백지영 2026. 6. 8.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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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파 연주자로 꾸준한 성장 무대 "어린 제자들에게도 보여주고 싶네요"
오는 11일 오후 7시 30분,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 위로 특별한 객석이 펼쳐진다. 두 청년 연주자가 블랙박스 형식의 무대를 차례로 채우는 경남의 젊은 예술가 시리즈 '염원Ⅰ-Two Harmonies(두개의 하모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예지의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전곡 연주에 이어 피아니스트 남가영(30)이 무대에 올라 자신만의 음악적 복귀 무대를 선보인다. 150석 규모의 객석은 예매 시작 직후 매진됐다.

남가영은 창원에서 태어나 부산예고, 경북대 예술대 음악학과를 거쳐 국립창원대 일반대학원 음악과에서 석사에 이어 박사 과정까지 피아노 전공을 이어온 연주자다. 진주를 거쳐 사천에 터를 잡고 지난 2023년부터 진주에서 피아노 교습소를 운영하고 있다. 진주에 온 지 3년째지만 이번이 진주에서의 첫 연주다.

남 씨에게 이번 무대가 더욱 소중한 이유는 지역에서 개인 연주자로 활동하며 겪은 현실적 어려움 때문이다. 기초문화재단의 예술인 지원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고향 창원에 머무르며 대학원에서 다니던 시절에는 개인 예술인보다는 단체 위주로 창원문화재단의 공모가 진행돼 연주회 지원을 받기 어려웠어요. 진주로 오니 문화관광재단이 개인 예술인 지원에도 나서고 있었지만, 금방 남편의 직장이 있는 사천으로 이사를 가게 돼 거주자 요건을 채울 수가 없었고요. 사천에서는 저 같은 개인 연주자가 지원할 수 있는 문화재단 공모는 찾아 보기 어렵고요."

이런 상황에서 경남문화예술회관이 기획한 이번 공연은 그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기회였다.

그는 "2023년부터 진주에서 피아노를 지도해온 만큼 이렇게 진주의 멋진 공연 공간에서 연주를 할 기회가 찾아와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이번 무대는 그가 연주자로서 오랜만에 갖는 복귀전이다. 지난 2022년과 2023년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지원으로 잇따라 독주회에 나선 후 결혼과 함께 잠시 연주 활동을 잠시 쉬어갔기 때문이다.

"피아노 교습소에서 지도 활동은 계속 해왔지만, 연주자로서는 쉬어가는 공백기였어요. 지난해 통영프린지 무대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연주자로서는 오랜만의 무대라 열정이 가득합니다."
 
피아니스트 남가영이 7일 진주 충무공동 교습소 피아노 앞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백지영기자


남 씨는 이러한 마음을 담아 이번 공연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23번 '열정'을 쇼팽의 스케르초 제4번과 함께 연주한다.

현재 그는 공연 준비와 함께 대학원 박사 과정, 교습소 운영 등으로 숨가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주 2회 창원으로 통학하면서 오전과 저녁, 주말 등을 쪼개 연습을 이어가고 있다"며 "입시를 준비하던 고등학생 때보다 더 열심히 하고 있다. 학생 때 이렇게 열심히 했으면 더 큰 사람이 됐을 것 같다"며 웃었다.

남 씨는 진주를 거쳐 사천에 정착하기까지 창원과 통영에서만 연주 무대에 나서왔다. 진주에서도 공연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마음에 드는 소규모 공연장이 찾기 어려웠다.

그는 "창원은 성산아트홀 소극장이 있지만, 진주는 경남문화예술회관에 1500석이 넘는 대공연장만 있어 선뜻 연주에 나서기 부담스러웠다"며 이번 '무대 위의 객석' 형식에 반가움을 표했다.

처음으로 진주에서 선보이는 연주에 그동안 타지역 연주회 방문을 부담스러워하던 어린 제자들도 관람에 나서는 만큼 그에게 이번 공연은 의미가 남다르다.

클래식을 전공하는 많은 연주자들이 유럽, 미국 등으로 유학을 떠나는 게 정석 코스라고 여기지만, 남 씨는 흔치 않은 길을 택했다.

남들처럼 출신 대학보다 더 이름 있는 대학원을 가거나 해외를 택하는 대신, 고향으로 돌아와 국립창원대 대학원에 진학한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

"창원대에 진학한 건 제 고향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독주회 등에 가보면 알 수 있듯 교수님들 실력이 정말 좋았기 때문이에요. 멀리 가지 말고 여기서 배우자고 생각했죠. 임윤찬이나 문지영 같은 피아니스트들도 국내파잖아요. 어릴 때 러시아나 독일, 미국에 가지 않고도 한국에서도 좋은 교수님들께 좋은 지도를 받고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공연 준비를 어떤 마음으로 하고 있냐고 물었다.

"'경남의 젊은 예술가'라는 제목이 마치 제가 지역을 대표하는 청년 예술가가 된 것 같아서 부담스러우면서도 기뻐요. 이번 공연을 잘 마무리하고, 가을에는 진주나 사천을 무대로 독주회에 나서고 싶습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피아니스트 남가영이 7일 진주 충무공동 자신의 교습소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백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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