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왜 지는 싸움으로 ‘프레임’ 할까

손경호기자 2026. 6. 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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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대구·경북 등 일부 전통적 보수 텃밭을 제외하고, 선거 결과는 여당의 압승이자 야당의 참패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힘의 이번 지방선거 참패는 '전략적 부재'와 '프레임 설정 실패'가 낳은 필연적 결과다. 한마디로 계란으로 바위치기식 싸움을 한 무능이 불러온 대참사다.

선거는 유권자의 지각 체계를 지배하기 위한 프레임 전쟁이다. 승리하는 정당은 자신에게 유리한 어젠다를 설정하고, 경쟁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이슈를 선점한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설정한 메인 프레임은 '이재명 대 반(反)이재명' 구도였다. 이는 선거 공학적으로 치명적인 자멸 행위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60% 선을 견고하게 유지 중이다. 통계학적으로 100명의 유권자 중 60명이 대통령의 국정 방향에 동의하고, 나머지 40명만이 반대하거나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구조하에서 '반이재명'을 전면에 내건 것은 스스로 40%의 소수파 덫에 갇힌 자멸 행위와 다름없다.

이는 통일 문제로 비유할 수 있다. 국민의 60%가 통일에 찬성하는 여론 지형이 형성되어 있다고 가정할 때, 고지식하게 '통일 반대'만을 외치는 정당의 선거 승리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지혜로운 정당이라면 프레임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 "통일하면 당장 내년부터 가구당 1,000만 원의 통일세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식으로 '비용' 프레임으로 어젠다를 전환하는 것이다. 그러면 통일에 찬성하던 유권자들도 자신의 합리적 경제 이익을 고려해 이탈하게 되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꿀 수 있다.

과거 한국 선거사에서도 이러한 프레임 설정 실패로 궤멸적 참패를 당한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바로 2018년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70~80%에 육박했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권 심판론'과 '위장평화 쇼'라는 극단적인 반대 프레임만을 고집했다. 그 결과는 처참했다. 광역단체장 17곳 중 고작 2곳만 승리하는 참패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증명된 학습효과가 있음에도, 2026년에 똑같은 우를 범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국민의힘은 공소 취소 문제나 사법 리스크 등 지지층만 겨냥한 확장성은 없는 네거티브성 '반이재명 구도'에만 매몰되어 스스로 패배를 자초했다.

실제 바닥 민심을 들여다보면 국민의힘의 전략적 태만이 더욱 부각된다. 여당은 서울 강남 지역과 한강 벨트는 물론, 경기 남부 벨트(성남, 용인, 하남, 의왕, 과천)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상당히 고전했다. 이른바 '종부세 벨트'로 통하는 지역에서 정부의 세금 부담에 대한 강력한 저항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표심 이반은 이재명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 중심의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정책적 수용성 실패와 직결된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고강도 규제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사유재산권 침해 심리를 자극했고, 이는 불만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 가구 수가 전년 대비 53.3%나 급증한 48만7천여 가구에 달하면서 세금 부담이 현실화됐다.

국민의힘이 선거 처음부터 끝까지 이 부동산 민심과 정부의 정책적 잘못을 파고드는 '프레임'에 집중했다면, 중도층 견인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국민의힘은 '반이재명'이라는 이념적·인물적 구도에만 집착하다가 다 이겨놓은 부동산 전쟁터에서 패배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선 패배를 계기로 왜 자신들이 늘 지는 싸움만 하는지, 그 구조적 무능과 전략적 빈곤을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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