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끝났어도 … 청주도심은 아직 ‘현수막 공화국’

조은영 기자 2026. 6. 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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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 후보 자진철거 외면·당선인 감사 인사 뒤범벅
미관 저해·안전 위협-환경 오염-예산·행정력 낭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산업단지육거리에 선거운동용 현수막과 당선 인사 현수막이 연달아 부착돼 있다. /조은영 기자 

[충청타임즈]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지만 충북 청주도심 주요 도로변이 수거되지 않은 선거운동 현수막과 새로 내걸린 당선 인사 현수막으로 뒤덮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정당과 낙선 후보들이 자진 철거를 미루는 사이 거리에 난립한 현수막은 도시 미관을 해침은 물론 시민 보행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8일 청주시 흥덕구의 일명 공단입구라 불리는 청주산업단지육거리.

평소 차량 통행과 유동 인구가 많아 선거철마다 현수막 게시가 집중되는 이곳은 선거가 끝난 이후 말 그대로 `현수막 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철거되지 않은 낙선 후보자들의 선거운동 현수막 틈새로 당선인들의 감사 인사 현수막이 겹겹이 포개져 있었다.

인근의 복대교차로 사거리의 횡단보도에는 가로수 사이에 현수막 3개가 바닥에서부터 빈틈없이 위로 빼곡히 게시돼 `현수막 담장'을 이뤘다.

이로 인해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가 차량이나 자전거 등 이동수단의 접근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워 보행 안전을 위협받았다.

여기에 도심 내 주요 거리마다 지역 내 각종 단체나 동문회 명의로 내건 당선 축하 현수막까지 가세해 내걸리면서 도심의 혼잡도를 더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사거리에 부착된 당선 인사 현수막이 보행자의 시야를 가로막고 있다. /조은영 기자 

선거가 끝난 후 오히려 더 심해진 `현수막 공해'에 시민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청주시 흥덕구에 거주하는 A씨(63)는 "선거 기간 내내 확성기 소음과 현수막에 시달렸는데 선거가 끝나자마자 감사 인사를 한답시고 거리를 또 현수막으로 도배하는 행태는 유권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처사라고 보여진다"고 비판했다.

시민 B씨(33·청주시 상당구 금천동)는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굳이 재활용도 안돼 환경까지 오염시키는 현수막을 수십개씩 걸어 유권자에게 인사를 전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을 위해 선전물이나 시설물을 설치한 자는 선거일 후 지체 없이 이를 철거하도록 규정(제276조)하고 있다.

하지만 출마자들이 선거 뒤 현수막 철거를 미루는 사이 선거일 이튿날부터 13일간 당선·낙선 인사 현수막 게시를 허용(제118조)하고 있어 도심 곳곳이 현수막이 뒤엉키는 일이 선거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현수막 난립은 고스란히 환경오염과 예산·행정력 낭비로도 이어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 결과 최근 치러진 주요 전국 선거(제20대 대선, 제8회 지선, 제22대 총선)마다 매번 1000톤에서 많게는 1500톤이 넘는 막대한 양의 폐현수막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수막은 대부분 화학 섬유인 폴리에스터로 만들어져 땅에 묻어도 썩지 않는다. 소각할 경우 다량의 유해 물질을 배출해 대기 환경을 악화시킨다.

후보자들이 선거 후 방치하거나 당선인들이 새로 내건 현수막을 치우고 뒷수습을 하는 몫은 고스란히 각 지자체의 행정력과 비용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선거 현수막은 원래 후보자들이 선거가 끝난 즉시 자진 철거해야 하지만 제대로 이행이 안돼 지난 5일부터 수거를 하고 주말에는 용역 인력까지 투입하고 있다"며 "선거 현수막의 게시 수량을 엄격히 제한하거나 규제를 강화하는 등 제도적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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