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인천 제조업 비상

김원진 기자 2026. 6. 8. 20:3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원부자재 값 상승…수입 부담 쑥
설비투자比 운전자금 수요 급증

중기 “예상 보다 1억원 더 들어”
인천상의 “고환율 장기화 땐
생산 축소 늘 수도…지원 필요”

인천 서구에서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 대표 이모(56)씨는 최근 한숨이 깊어졌다. 올해 초 중동 사태로 물류비가 급등한 데 이어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합성고무와 플라스틱 등 원부자재 수입 부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중국 공급업체들이 납품 단가를 조금씩 올리는 상황에서 대외 변수까지 겹쳐 이번 상반기 예상보다 원부자재 조달 비용이 1억원가량 더 들었다"며 "제품 가격에 비용 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하기도 어려워 부담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8일 원·달러 환율이 서울 외환시장에서 장 초반 달러당 1555.2원까지 오르면서 인천 제조업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날 환율 시초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6일(159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고환율은 수출 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되지만 원부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인천 중소 제조업체에는 원가 상승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인천 수출입 흐름은 과거 금융위기 때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09년 1~4월 인천 수입액은 약 77억75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출액도 30.2%나 떨어졌다. 당시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입과 수출이 동시에 급감하는 위기였다.

반면 올해 1~4월 인천 수입액은 약 197억1100만달러로 2009년의 2.5배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4.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출은 6.5% 증가했는데 수입만 줄어든 셈이다.
▲ 급락장에 코스피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8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이는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보다는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원·달러 환율이 전년 대비 10% 이상 오르면서 달러로 결제하는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했고 기업들이 수입 물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금 운용 구조에서도 이러한 부담이 확인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인천 제조업 예금은행 운전자금 대출은 2023년 1분기 13조2752억원에서 2025년 4분기 15조1906억원으로 1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설자금 대출은 12조8015억원에서 14조3746억원으로 12.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설비 투자보다 원자재 구입과 인건비, 재고 확보를 위한 단기 자금 수요가 더 빠르게 증가한 것이다. 기업들이 성장 투자보다 생존과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는 '버티기 경영'에 나섰다는 신호로 읽힌다.

인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바이오기업 등 수출 비중이 큰 대기업들은 비교적 수출 실적을 유지해도 원부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중소 제조업체들은 환율 부담으로 수입 물량을 줄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고환율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규모 축소나 설비 투자 연기 사례가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중소 제조업계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

인천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