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갈등·양극화·인권 경시로 세계가 심각한 위기 처해"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교황 레오 14세가 스페인 의회에서 격화되는 갈등, 심화되는 양극화, 그리고 만연한 인권 경시가 세계를 심각한 위기로 몰아넣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의회에서 연설을 통해 "세계는 심오한 영적·문화적 위기를 겪고 있으며, 이는 다양한 형태의 폭력, 양극화, 상호 불신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무기는 일시적인 침묵을 강요할 수는 있지만, 결코 진실되고 지속적인 평화를 구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난민 문제와 관련해 각국이 "단순한 유입 관리"를 넘어서는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며, 전쟁, 빈곤, 기후변화 등 사람들이 고국을 떠나게 만드는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국가의 도덕적 위대함은 무엇보다도 가장 취약한 상황에 처한 생명들을 동반하고, 보호하며, 사랑하는 능력에서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레오 14세는 또 전쟁에서 인공지능(AI)의 사용 방식에 대한 "엄격한 윤리적 경계"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유럽의 군사비 지출 증가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지난달 '마니피카 후마니타스'(위대한 인간성)라는 제목의 회칙을 통해 AI가 세계를 끝없는 전쟁의 길로 이끌 위험이 있다며 AI가 인간을 지배할 수 없도록 무장 해제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유럽의 군비 증강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이라고 규탄한 바 있다.
이 외에 레오 14세는 이날 연설에서 신앙이 "공공 생활과 무관한 것처럼 침묵으로 내몰려서는 안 된다"며 종교의 자유 보호를 촉구했다.
또 사제가 고해성사자로부터 들은 정보를 절대 누설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신자가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영혼을 열 수 있는 내적 자유의 신성한 공간"을 보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제들의 성범죄 문제로 인해 유럽 각국에서는 사제가 고해성사에서 알게 된 성범죄를 신고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편 지난 6일 스페인 방문을 시작한 레오 14세는 오는 12일까지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카나리아 제도를 방문할 예정이다. 카나리아 제도에서는 이민자 및 이민자 지원 단체 관계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바티칸은 그가 성직자에 의한 성범죄 피해자 단체와도 만날 예정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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