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공안” 잠실 시위 현장서 경찰 향한 루머·조롱 확산···경찰청 “사실 무근, 자제해달라”

최서은·하주언 기자 2026. 6. 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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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서 경찰관 신원 놓고 “공안” 몰아붙여
SNS에 공개 업로드하며 조리돌림까지
경찰들, 시위대 의심에 마스크·선글라스도 못써
경찰 내부선 “공권력 침해 도넘어” 규탄
근무 경찰관 “시위대가 거의 감금해” 폭로도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으로 투표함이 이송돼 개표가 시작된 5일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 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시위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경찰을 향해 “중국인” “공안”이라고 몰아세우며 조롱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했다. 온라인상에서 도를 넘은 비난으로 경찰관의 가족까지 고통을 호소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경찰청은 허위사실 유포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시위대가 사실상 경찰을 통제하고 있다”는 기동대원의 폭로까지 나오며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청은 8일 입장문을 내고 “최근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를 중심으로 집회·시위 현장 등에서 근무 중인 경찰관을 대상으로 ‘외국 경찰’, ‘가짜 경찰’ 등 확인되지 않은 억측과 경찰관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를 자제해 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혹이 제기됐던 모든 사례에 대해 경찰청 차원에서 신속히 확인한 결과 해당 인원들은 현장에서 직무를 수행 중인 대한민국 경찰관으로서, 제기된 의혹들은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경찰청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전국 14만 경찰관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정당한 법 집행을 어렵게 하는 근거 없는 허위사실 유포를 자제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며 “일부 경찰관의 복장이나 언행이 부적절했다는 우려 섞인 지적에 대해서는 관련 실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충분한 교육 등을 통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경찰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 상황과 관련해 부상을 입은 경찰관은 현재까지 5명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실제 집회 현장에서는 경찰관의 신원을 두고 ‘중국인’, ‘공안’이라고 몰아세우는 일이 이어졌다. 마스크를 쓰거나 이름이 중국식 이름 같다는 이유, 또는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일부 참석자들이 해당 경찰관들을 ‘중국 공안’이라고 몰아갔다. 이후 이를 공개적으로 SNS에 올리며 조리돌림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 때문에 현장에 나온 경찰들은 마스크와 선글라스 등을 착용하지 못하고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현장에서 만난 한 경찰관은 “(시위대가) 중국 경찰이라고 주장을 하니까 마스크를 결국 벗었다”며 “머리가 장발이라는 이유로도 경찰이 아니라고 의심을 한다”고 전했다.

시위에 참여한 남성 A씨는 “어제 경찰들이 마스크를 벗기로 경찰과 합의했다”며 “어제 변호사가 법에 저촉된다고 경찰은 얼굴을 다 드러내야 한다고 경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공권력 침해가 선을 넘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자신을 송파 시위 근무 다녀온 기동대원이라고 밝힌 B씨는 “시위대 지시받는 근무는 사실”이라며 “이들은 자원봉사자라고 말하지만 실상 경찰을 통제하고 지시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위대가 경찰 투입 인원에 대해 인원을 체크하고, 복장 점검을 했다. 마스크·선글라스·불봉 등을 착용하면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며 “근무 투입도 딱 10명씩만 교대할 수 있도록 인원을 선별하고, 근무지를 지정해주며 거의 감금한다”고 했다.

B씨는 그러면서 “본인들의 지침에 따르지 않으면 이렇게 감금 비슷한 조처를 해서 화장실도 못 가고 6시간 동안 교대하지 못한 부대도 있었다”며 “갇힌다는 생각에 우리 동료들은 벌벌 떨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시위대가 경찰을 인솔하고, 사진 찍고 감시한다. 경찰은 무장해제 시켜놓고 시위대의 안내받게 시키는 행태는 경찰관을 겁박하는 분위기”라며 “집회 분위기가 평화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평화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극우집단 모임에 경찰관 바보 만드는 것”이라며 “경찰 공권력 바닥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해당 글에는 ‘좋아요’ 700개, 댓글 200개가 달리며 공감을 얻고 있다. 경찰들은 댓글을 통해 “수치스럽다”, “경찰 초상권·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한다”, “저 현장에 왜 들어가야 하나”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경찰 가족들은 온라인상 비난과 신상 공격에 고통을 호소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본인을 경찰 기동대 소속 경정의 아내라고 밝힌 C씨는 SNS에서 “당신들은 그 어떤 것도 듣지 않고 그저 ‘테무짭새’라며 온갖 조리돌림에 열을 올린다”며 “이젠 그 공격이 저를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적 대응을 위해 전날까지 101명에 대한 정리를 마쳤다며 계속해서 증거를 수집한다고 밝혔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하주언 기자 e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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