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파병했더니 평양에 아파트가…北경제 8년만에 최고 성장
러시아 파병·무기 판매로 100억달러 벌어들여
평양에 BMW·전기차에 우버·피자·QR결제까지
평양 밖은 여전히 빈곤…주민 절반 영양실조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가난과 고립의 대명사로 여겨져 온 북한 경제가 실제로는 수년 새 가장 활발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에도 러시아에 대한 무기 판매와 파병, 중국의 물자·자금 지원, 제재를 우회한 에너지·부품 수입이 맞물리면서 ‘세계에서 가장 의외의 성공 스토리’라는 진단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최근 평양을 다녀온 외국인들의 증언과 한국 정부·연구기관 자료를 토대로 북한 정권이 그 어느 때보다 부유해졌다며 이같이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도한 건설 붐 속에 지난해 평양에만 신규 주택 1만채가 들어섰는데, 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나 시카고보다 많은 규모다. 디지털 경제도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북한의 휴대전화 생산량은 연 50만대에 이르고, 50개가 넘는 스마트폰 브랜드가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식과 생필품은 물론 처방약까지 주문할 수 있는 배달·결제 앱도 등장했다. 위성 분석에서도 변화가 확인된다. 한 한국 싱크탱크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야간 불빛은 5년 전보다 약 3배 밝아졌다.
한국은행 추정에 따르면 북한 경제는 2024년 3.7% 성장해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한국 싱크탱크들은 이후로도 성장세가 이어진 것으로 본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노동당 대회에서 미국 주도의 제재를 겨냥해 “야만적 봉쇄”에도 경제 반등을 이뤘다며 “모든 것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파병 대가로는 5억 달러(약 7743억원)가 넘는 자금과 민감한 군사기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의 월간 무역액도 8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으며, 가상자산 거래소 해킹으로도 수십억 달러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의 군사 노하우를 이전한 덕에 김 위원장이 민생 분야에 자원을 더 투입할 여력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북한은 평양 최대 규모 병원과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보다 큰 온실 단지, 새 해변 리조트 등 수년간 멈춰 있던 대형 건설 사업을 잇따라 마무리했다. 무기 판매와 해킹으로 번 돈이 주민에게도 일부 흘러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평양 밖은 여전히 가난하다. 주민 2600만명 가운데 약 절반이 영양실조 상태이며, 연간 GDP는 미국의 1%에도 못 미친다고 유엔 등은 지적한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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