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기록 경쟁 대신 여유 만끽…‘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 가보니

신형철 기자 2026. 6. 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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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에 참여한 시민들이 참가 등록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에 참가한 시민들은 기록 단축보다 한강 풍경에 더 마음을 빼앗긴 듯했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시민들 사이로는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돗자리를 펴고 앉아 있었고, 한 종목을 마친 참가자들은 잔디밭에 마련한 간이 텐트에서 싸온 음식을 나눠 먹거나 낮잠을 청했다. 아침 8시부터 행사장은 참가자들로 붐볐지만, 일반 마라톤 대회처럼 출발선에 한꺼번에 몰려드는 장면은 보기 어려웠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는 기록 경쟁보다 완주와 참여의 즐거움에 초점을 맞춘 시민 참여형 생활체육 축제다. 서울시는 5일부터 7일까지 뚝섬·잠실한강공원 일대에서 수영·자전거·달리기 등 3종 경기와 시민 참여형 부대행사를 함께 운영했다. 참가자들은 순위나 공식 기록에 얽매이지 않고 각자 체력에 맞춰 종목을 소화했다. 달리기도 시간대별로 나눠 출발하는 방식이어서, 사람끼리 뒤엉켜 출발하는 대규모 마라톤 대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지난 7일 ‘쉬엄쉬엄 3종 한강 축제’에 쓰인 따릉이들.

가장 눈길을 끈 종목은 수영과 자전거였다. 서울시는 축제에 앞서 수영을 하는 구간의 수질이 국제철인3종협회 경기 규칙에 나온 기준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입수를 해보니 물은 예상보다 차가웠지만 안 좋은 냄새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시야가 잘 확보되지는 않아 500m를 수영하는 동안 방향을 잃고 옆 레인 쪽으로 흘러가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한강과 같은 개방 수역에서 하는 수영이 익숙하지 않은 시민에게는 안전요원의 안내와 코스 표지가 더 촘촘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자전거 구간에서는 줄지어 세워놓은 따릉이가 또 다른 볼거리였다. 자전거를 따로 가져오지 않은 시민도 현장에서 공공자전거와 헬멧을 빌려 3종 경기에 참여할 수 있었다. “두 손 가볍게 와도 된다”는 축제 취지에 맞게, 장비가 없는 시민도 생활체육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눈에 띄었다.

한강물의 수질 기준이 국제 철인3종 경기 기준에 부합하다는 판정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리는 펼침막.

축제장은 단순한 체육행사라기보다 서울시의 한강·건강 정책을 한자리에 모은 박람회에 가까웠다.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대형 수상 놀이터 ‘해치 아일랜드’,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인 ‘아이언 루키’, 한강라면을 체험하는 ‘쉬엄쉬엄 한강라면’도 곳곳에서 운영됐다. 운동복 차림의 참가자와 아이를 동반한 가족, 외국인 관광객이 한강공원 곳곳을 오가며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다만 남녀노소가 같은 공간에서 수영·자전거·달리기를 함께 즐기는 만큼 안전 관리는 보완 과제로 남았다. 자전거 구간을 달리는 동안 넘어져 있는 참가자를 여러차례 볼 수 있었다. 어린이 앞을 빠르게 지나간 자전거 때문에 보호자와 참가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는 장면도 있었다. 기록을 재지 않는 축제라면 속도 경쟁을 더 확실히 누그러뜨릴 장치도 필요해 보였다. 자전거 종류를 따릉이로 통일하거나, 어린이·가족 구간을 별도로 분리하는 등 안전 구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사진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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