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폐점 후폭풍…직원들 "월급도 못 받고 일자리도 잃을 판"
목포점 직원 "문자로 폐점 통보"
마지막 급여 50만원…생계 걱정
영업 중인 광주 매장도 물건 없어
고용지원금 등 지급 여부 '불투명'

경영 악화로 회생 절차를 진행 중인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생계 불안이 커지고 있다. 최근 전국 37개 점포의 폐점이 결정된 것도 모자라 추가 폐점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직원들이 임금 체불과 고용 위기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8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전국 104개 점포 가운데 지난 4일 폐점이 결정된 37개 점포를 제외한 67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추가로 10~15개 점포의 폐점 여부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에만 이미 2600여명이 퇴직한 가운데 폐점 조치에 따라 약 3500명의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여 있어서다.
"한부모 외벌이인데 50만원으로 한 달을…"
오는 7월 3일 최종 폐점을 앞둔 목포점은 지난달 10일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8년간 근무하던 40대 직원 박모씨는 일방적인 사측의 태도에 깊은 배신감을 토로했다.
박씨는 "지난달 8일에 휴업 통보를 받고 이틀만에 문을 닫았다. 그것도 모자라 폐점 소식마저도 전화 한 통 없이 단체 문자로 통보받았다"며 "8년간 몸담은 직장인데 '그냥 받아들여라'는 식으로 나오니 너무 무책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에게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생계다.
홈플러스 경영상태 악화로 전국 점포에서 4월분 급여의 단 25%만을 지급했고 5월분 급여는 전액 체불한 상태다.
박씨는 "마지막으로 들어온 급여가 50만원도 안 되는 금액이었다"며 "한부모 가정이라 혼자 중·고등학생 아이들을 포함해 자녀 4명을 키우고 있는데 급여는 덜 받고 집세·전기·수도·가스 등 고정 지출은 커 막막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사측은 목포점 직원들에게 광주 등으로의 '전환 배치'를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대책이라는 반응이다.

"정육 코너에 프라이팬 진열" 광주 점포도 '뒤숭숭'
폐점 명단에는 제외됐지만 정상 영업 중인 광주광역시 하남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15년째 근무 중인 50대 김모씨는 "폐점만 안 했을 뿐, 매장에 물건이 들어오지 않아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하남점 매장은 상품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초밥, 치킨 등 즉석식품(델리) 코너는 운영이 중단됐고, 유제품조차 유입되지 않고 있다.
김씨는 "물건이 아예 없으니 쌀이나 계란 같은 것으로만 대충 채워 넣고 있다"며 "심지어 정육 코너에는 고기 대신 프라이팬을 진열해 놓고 있는 상황이다. 내 자신이 고객이어도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마트를 찾은 고객들이 계산대에 와서 '여기도 곧 문 닫느냐', '언제 문 닫느냐'고 먼저 물어볼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
정상 영업 중인 점포 직원들의 생계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김씨는 "그나마 남편이 버는 수입이 있어 쪼개 쓰며 버티고 있지만, 혼자 벌어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동료들은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며 "참다못한 직원들은 회사를 떠났고, 남은 인원들 사이에서도 퇴사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이곳 또한 안심할 수 없어 동료들 얼굴은 근심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고용지원금마저 지급 불투명…"실질적 정상화 대책 필요"
홈플러스 사측은 폐점 점포 직원들을 대상으로 3개월치 급여에 해당하는 희망퇴직금이나 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현재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대출을 해주는 조건으로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연대 보증이 있어야 긴급 운영자금(DIP) 대출해 주겠다는 입장인데 사측은 이 조건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지원금 지급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지난달 14일부터 회사 정상화를 촉구하며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직원들은 무엇보다 회사의 정상 운영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직원들이 원하는 것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더 이상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회사가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본사 관계자는 "미지급된 급여에 대해서는 당장 주지 못하는 상황이지 주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자금이 확보되는 대로 차차 지급할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