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년 전 블랙홀 무게 첫 측정…태양 질량 60억 배

문혜원 기자 2026. 6. 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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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0억 년 전 우주에 존재하는 타원은하(오른쪽 주황색)가 중력렌즈 효과로 약 30배 확대된 모습(가운데).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왼쪽)으로 실제 은하의 빛이 여러 방향으로 휘어져 도달하는 것(노란 점선)을 볼 수 있다. 연세대 제공.

약 100억 년 전 우주에 존재했으나 멀리 있어 보이지 않던 초대질량 블랙홀의 질량이 처음으로 측정됐다. 태양 질량의 약 60억 배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해 블랙홀이 은하보다 빠르게 성장했을 가능성이 제시됐다.

연세대는 지명국 천문우주학과 교수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을 이용해 약 100억 년 전 우주에 존재한 비활동성 초대질량 블랙홀의 질량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지난 4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은하 중심 블랙홀은 2가지 종류로 나뉜다. 활동성 블랙홀은 물질을 활발히 흡수하며 밝은 빛을 내지만 비활동성 블랙홀은 물질 흡수가 끝나 빛을 내지 않는다. 활동성 블랙홀은 먼 우주에서도 관측이 가능해 질량 측정이 비교적 쉽다. 비활동성 블랙홀은 주변 별들의 운동 속도를 측정해 질량을 추정해야 한다. 그로 인해 별 움직임을 상세히 분석할 수 있는 약 6억 광년 이내 가까운 우주에 있는 블랙홀만 연구가 가능했다.

연구팀은 '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해 더 멀리 있는 비활동성 블랙홀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중력렌즈는 앞쪽 무거운 천체가 뒤쪽 천체의 빛을 휘게 만들어 확대돼 보이게 하는 현상이다.

중력렌즈 효과로 먼 은하를 약 30배 확대해 JWST로 관측했다. 연구팀은 블랙홀 주변 별들의 움직임을 측정해 블랙홀 질량을 계산했다.

연구에 참여한 지 교수와 차상준 연구원은 '렌즈 모델링' 연구를 수행했다. 렌즈 모델링은 중력렌즈의 확대율을 계산하는 작업이다. 서로 다른 7개 연구 그룹이 독립적으로 구축한 렌즈 모델을 비교·검증해 측정 신뢰성을 확보했다.

분석 결과 블랙홀 질량은 태양의 약 60억 배로 측정됐다. 블랙홀이 속한 은하의 규모에 비해 굉장히 무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블랙홀은 은하 내 전체 별 질량과 일정한 비례 관계를 유지하며 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측된 블랙홀은 은하의 별 질량 대비 블랙홀 질량 비율이 동일 시기 은하보다 약 10배 높다.

연구팀은 블랙홀이 은하의 성장 속도보다 빠르게 효율적으로 성장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JWST가 초기 우주에서 은하 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무거운 활동성 블랙홀들을 잇달아 발견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지금까지 관측이 어려웠던 먼 우주의 비활동성 거대 블랙홀 연구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거대마젤란망원경(GMT) 등 차세대 초대형 망원경이 가동되면 중력렌즈 도움 없이도 다양한 거리의 비활동성 블랙홀을 직접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참고 자료>
doi.org/10.1126/science.adx5816

[문혜원 기자 m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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