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이건 상식의 문제"… 강경화 우려도
출입구마다 수십명씩 지키며
'부정선거 재선거' 구호 외쳐
과격한 시위대도 곳곳서 나와
자원봉사자 사상 검증해 논란
기자 폭행에 협회 규탄성명
경찰, 김순환 총장 불러 조사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나흘째에 접어들었다. 주말에 이어 평일에도 자리를 지킨 시민들은 선거 관리 부실을 재선거로 해결하자는 데 한목소리를 이어갔다.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은 오전부터 경기장 주변을 지킨 청년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경기장 출입구마다 수십 명씩 자리를 지키며 경기장을 봉쇄하는 데 주력했다. 입구마다 돗자리를 깔고 앉아 태극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쳤다. 이곳에서 만난 30대 정 모씨는 "참정권이 침해됐는데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될 거 같았다"며 "문제가 있으면 바로잡는 건 상식적인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집회 질서 유지도 청년 참가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됐다. 질서 유지는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린 경기장 1-3 출입구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졌는데, 해당 출입구 주변 계단과 길목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동선 확보'와 '한 방향 통행'을 안내하고 있었다.
다만 집회가 장기화되면서 과격한 행동을 하는 시위대도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대다수 시민들이 극단적 메시지를 자제하자는 공감대 속에서 시위를 이어갔지만, 일부 강경 보수 성향의 참가자들이 반발하면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 때문에 주말 동안 이어진 집회와 달리 이날 구호는 "재선거"가 아닌 "부정선거 재선거"로 바뀌었다. "재선거"만 외쳐 달라는 안내문에 "부정선거"라는 문구가 덧씌워지고, 부정선거를 입막음하는 건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의 선동이라는 피켓이 곳곳에 보였다.
자원봉사자에게 '사상 검증'을 시도하는 시민들도 여럿 있었다. 이날 오후 2시께 집회에 참가한 한 남성이 자원봉사자 얼굴을 촬영해 "대진연이 맞는지 확인하려 했다"는 취지로 말해 경찰이 제지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자원봉사자 중 대진연이 있으니 구분해야 한다"며 자원봉사자에게 '김정은 개XX'라고 말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핸드볼경기장에 훈련기구를 찾으러 온 핸드볼 여성 유소년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참가자들에게 가로막혀 소지품 검사를 당하는 일도 벌어졌다.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을 상대로 한 폭언과 폭행이 이어지면서 방송기자연합회와 한국영상기자협회가 폭행 사태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한 참가자는 "시위가 길어지면서 성격이 변하고 있다"며 "이번 시위가 처음처럼 2030의 자발적 시위로 이어질 것인지, 음모론자들이 중심이 된 극단적인 시위가 될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는 느낌"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경찰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진상 규명을 위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 사무총장을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또 경찰은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하지 못한 시민과 선거 사무에 동원된 공무원들을 주말에 불러 조사했다.
[조병연 기자 / 문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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