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1년 기자회견 “대체불가” vs “유체이탈”…같은 대통령, 극과 극 평가
정청래 “역대 대통령과 다른 리더십” vs 장동혁 “李 유니버스 따로 있나”
이준석 “한국보다 이란 감싸”…한동훈 “李, 본인 사건 공소취소 뜻 밝혀”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진행한 기자회견을 두고 여야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체불가한 대통령"이라며 치켜세운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유니버스'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 대통령이 본인 사건을 공소취소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며 "자기 사건 공소취소하면 탄핵에 나설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의미의 흰색 넥타이를 매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약 2시간45분 동안 총 21개의 질문에 답했다. 최장 및 최다 질문 기자회견 기록을 세웠던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2시간53분, 25개 질문)에는 못 미쳤지만 예고했던 1시간30분은 훌쩍 넘겼다. 이날 기자회견은 30일, 100일, 신년 기자회견에 이어 취임 후 네 번째 공식 기자회견이었다.
이 대통령은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대책 △부동산 정책 △주식시장에 대한 평가 △6·3 지방선거 평가 △검찰개혁 △고환율 대책 △대북정책·한일관계 등 다양한 질문에 답했다. 특히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주권 행사에 관한 근본의 문제라고 하는 것에 대해 저도 많이 반성한다"면서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처 방안 관련) 저 혼자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헌법상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오후에 한번 만나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맞는지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방선거 결과 관련해선 "선거는 정치 중립이어야 하는데 표정은 중립이 잘 안 되더라", "(선거 후) 한 2~3일은 저도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는 기분을 드러냈다. 향후 부동산 정책 방향을 묻는 질문에는 "세제와 금융, 규제, 공급 이런 것들을 조만간 한꺼번에 정리하려 한다"며 "세제 문제는 7월이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여론 역풍이 일었던 이른바 공소취소 논란에 대해선 "법과 상식대로 하면 된다"며 진상규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결론을 얘기하면 법과 상식대로 하면 된다"며 "잘못된 게 있다면 바로잡으면 되는 것이고 잘못되지 않은 건 그대로 놔두고 은폐된 게 있으면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조작기소 의혹을 두곤 "객관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들이 꽤 많이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수사의 공정성 논란을 의식한 듯 특검 필요성에 무게를 실었다.

與 "대체불가 대통령" vs 野 "독재 재개" "이란 감싸기"
해당 기자회견에 대한 여야 평가는 극명하게 갈렸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 대통령 회견이 끝난 후 페이스북을 통해 '대체불가 대한민국, 대체불가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제목으로 749자 분량의 글을 올리며 이 대통령 취임 1년에 대한 호평을 남겼다. 그는 "이 대통령께서는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 비전을 정확히 제시하고, 대한민국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도 정확히 인식하고 파악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역대 대통령과 다른 디테일에 강한 리더쉽을 볼 수 있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해 단기적, 중장기적 선후완급을 충분히 파악하고 제시했다"며 "특히 중동전쟁과 관련 균형 잡힌 외교를 넘어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의 생명,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용기 있는 발언이 인상적이었다. 리스크 관리 능력이 뛰어난 지도자다운 풍모를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해선 "(이 대통령이) 관련 4부 요인과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겠다는 것은 매우 필요한 조치이고, 문제제기를 한 청년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주권감수성이란 언급은 헌법 제1조에 대한 깊은 인식"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 대통령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를 두고 '정부 입장을 고집하지 않고 국회에 맡길 생각'이란 취지로 말한 데 대해서도 "특별히 감사하다. 국회에서 좋은 결론으로 성과를 내겠다"고 답했다.

반면 야권에선 이번 기자회견이 민심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 대통령 회견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벌어질 일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해진다. '이재명 유니버스'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며 "오늘 회견에서는 부동산 지옥으로 고통 받는 국민들에 대한 일말의 미안함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혹평했다.
그는 이어 "(이 대통령은 부동산 관련) '대폭등이 아니라 정상화'라 억지를 부렸다. 서울 집값 잘 막았다며 보유세 인상을 들먹였다"며 "국민들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한 것에는 "반도체를 제외한 우리 주력 산업이 '대체 가능' 상태로 가고 있다. 구조개혁을 뭉개고 노동 개혁에 역행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이 '조작 기소 특검' 추진 의사를 재확인 것에 대한 반발도 쏟아졌다. 장 대표는 "선거도 끝났으니 '이제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겠다'는 사실상의 독재 선언"이라며 "본인 말대로 비정상의 정상화를 강력하게 추진하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본인의 재판을 재개하는 것"이라고 했다.
관련해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이 대통령이 자기 사건 공소 취소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며 "법과 상식에 따라 한다는 식으로 말했는데, 이재명이 이재명 공소 취소하는 것만큼 법과 상식에 안 맞는 짓은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기 사건 공소 취소하면 탄핵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 방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박 나무호가 이란산 미사일에 피격된 사건을 두고 "(이란이) 의도를 갖고 한 건 아닌 게 확실하다"고 말한 데 대해 "대한민국 대통령이 자기 정부보다 이란을 더 감싸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배는 때려도 문제 안 삼는다'는 위험한 신호"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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