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선의 차이나는 테크] 중국 AI 스타트업 몸값 급등… 거품 논란도 커져
딥시크도 첫 외부 투자 유치 나서

중국 주요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의 몸값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문샷AI는 반년 만에 기업가치가 최대 7배 가까이 뛰었고, 딥시크 역시 수십조 원대 몸값을 목표로 첫 외부 투자 유치에 나섰다. 다만 상당수 기업이 아직 뚜렷한 수익 모델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투자 열기가 과열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샷AI가 기업가치 300억달러(약 46조1940억원) 수준에서 최대 20억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8일 보도했다. 이는 최근 기업가치 200억달러(약 30조7960억원) 수준의 투자 라운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진행되는 추가 자금 조달이다. 작년 말 43억 달러(약 6조6044억원)에 불과했던 기업가치가 반년 만에 7배 수준으로 뛴 셈이다.
문샷AI는 중국판 챗GPT로 불리는 AI 챗봇 '킴이'를 운영하는 곳으로, 지난 2023년 칭화대 출신 양즈린(楊植麟)이 창업했다. 킴이의 최신 모델 'K2.6'은 AI 모델 분석 플랫폼 오픈라우터에서 사용량 기준 2위를 기록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연간 반복 매출(ARR)도 올해 4월 기준 2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AI 굴기의 상징으로 떠오른 딥시크(DeepSeek)도 첫 외부 투자 유치에 나섰다. 기업가치는 450억달러(약 69조615억원) 수준이 거론된다. 딥시크는 중국 헤지펀드 출신 량원펑(梁文鋒)이 2023년 창업한 곳으로, 미국 주요 AI 모델과 견줄 만한 성능의 모델을 훨씬 낮은 비용으로 구현해 지난해 전 세계 AI 업계에 충격을 준 바 있다.
'중국 AI 6대장'으로 분류되는 미니맥스와 즈푸AI도 지난 1월 홍콩 증시에 잇따라 상장하며 각각 기업가치가 300억달러 이상으로 급등했다. 미니맥스는 AI 동영상 생성 서비스 '하이루오'를 앞세운 상하이 기반 스타트업이다. 즈푸AI는 칭화대 교수들이 2019년 창업한 베이징 기반 AI 연구소로, 해외에서는 Z.ai라는 브랜드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들 기업의 몸값이 단기간에 급등한 것은 딥시크를 계기로 중국 AI 모델의 경쟁력이 재평가된 영향이 크다. 여기에 미니맥스, 즈푸AI의 홍콩 상장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중국 AI 스타트업 전반의 몸값 기준도 함께 올라갔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주요 AI 스타트업들이 높아진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선제적인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AI 경쟁이 기술력을 넘어 자금력 싸움으로 번지면서 AI 모델 개발과 컴퓨팅 인프라 확충, 핵심 인재 확보 등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문샷 AI는 최근 6개월간 세 차례에 걸쳐 자금 조달에 나섰고, 창업 이후 줄곧 자체 자금으로 운영해온 딥시크도 처음으로 외부 투자 유치에 나섰다.
다만 투자 열기와 달리 수익성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니맥스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7904만달러에 그쳤고, 즈푸AI도 1억530만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두 회사 모두 수천억 원대 적자를 이어가고 있어 몸값과 실적 간 괴리가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혜선 기자 hsle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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