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브런슨 사령관과 미셸 박 스틸 주한 미국대사 후보

브런슨(Xavier T. Brunson)은 현재 미 육군 대장으로 주한미군사령관(USFK), 유엔군사령관(UNC), 한미연합사령관(CFC)을 동시에 맡고 있다. 브런슨이 감당하고 있는 이 3개의 직책은 모두 한국 안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그의 발언 하나하나는 매우 무게 있게 다루어지며 실제로 외교·군사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한다.
미셸 박 스틸(Michelle Park Steel)은 트럼프 미 대통령에 의해 주한 미국대사로 지명되었으며 단순히 "한국계 미국인 정치인"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가 있고 그만큼 영향력도 큰 인물이다. 그녀는 현재 미국 공화당, 특히 트럼프 진영의 대외전략·대중국 강경노선·보수 가치관을 충실하게 공유하는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이 두 사람의 발언이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논란과 충격을 가져왔다. 이들의 발언들은 단순한 외교 수사가 아니라, 미국의 대중국 전략 속에서 미국 또는 미국의 소위 주류들은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래서 더욱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브런슨은 "한국은 미국의 고정된 항공모함(fixed aircraft carrier)"라고 지칭했다. 이 표현은 브런슨 개인이 처음 만든 말이 아니고, 냉전 시기부터 미국 전략가들이 일본·한국·오키나와 등을 설명할 때 자주 사용해 온 개념이다. 핵심 의미는 아주 단순하다. '바다 위를 움직이는 항공모함처럼, 한국 자체가 미국의 거대한 전진 군사기지 역할을 한다'라는 뜻이다.
결국 브런슨이 다시 꺼낸 "고정된 항공모함"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한국을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속 핵심 군사 플랫폼으로 보는 시각을 압축적으로 드러낸 말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브런슨 사령관은 미국 육군대학 산하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한국은 아시아의 심장부에 꽂힌 단검(dagger)처럼 보인다'라고 언급하였고, 중국 측은 강하게 반발하였다. 미국의 의도대로라면, 한국은 한국이 원치 않아도 미·중 갈등의 최전선에 편입되고 심지어 한국은 미국과 일본 중심의 군사 블록에서 철저하게 하부 체계(Sub-system)로 고착될 것이다.
미셸 박 스틸 주한 미국대사 후보는, 미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한미동맹 강화"와 "한미일 안보협력"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그녀는 한미동맹을 "ironclad(철통같은 동맹)"이라고 표현했다. 여기서 미국이 말하는 "한미일 협력 강화"의 실제 목적은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공동 대응, 중국의 군사·경제력 영향력에 대한 견제, 인도·태평양 전략의 강화, 미국 공급망·기술 동맹의 재편을 의미한다. 즉 '한미일 협력 강화'는 표면적으로는 북핵 대응이지만, 실제 전략 범위는 중국 견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와 우리 정부는 이러한 발언과 현상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현명한가? 우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유연성을 유지해야 한다. 즉 한미동맹은 유지하되, 한국이 자동으로 미·중 충돌의 최전선이 되지 않도록 외교적 공간을 확보하는 일이다. 다음으로 이제 우리는 우리 국력에 걸맞게 '동맹'과 '종속'을 구분해야 한다. '누구 편인가'보다 '한국의 지속 가능한 국익은 무엇인가'를 중심으로 자주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윤기종 한국중립화추진시민연대 공동대표·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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