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살아있네’ 변함없는 베테랑들의 발야구

이정호 기자 2026. 6. 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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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인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7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LG 박해민이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5.5 연합뉴스

지난 시즌 도루왕인 LG 박해민은 지난 한 주 3개의 도루를 추가하며 이 부문 2위(17개)로 뛰어올랐다. 20도루에 선착한 선두 박민우(NC)와는 3개 차로 좁혀졌다. 다시 노장들의 ‘발야구’가 시작됐다.

앞서 세 시즌 동안 도루왕을 차지한 건 30대 선수들이었다. 1990년생 정수빈(두산)은 2023시즌 39도루를 성공시키며 신민재(LG·37도루)를 제쳤다. 정수빈은 생애 첫 도루왕에 올랐다.

40도루 이상 선수가 6명이나 나온 2024시즌에도 1993년생 조수행(두산)이 64차례 베이스를 훔치며 커리어 처음으로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위 정수빈도 52도루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듬해 박해민까지 49번이나 도루에 성공하며, 7년 만에 왕좌를 탈환했다.

30대 도루왕 기록은 이전까지 보기 쉽지 않은 기록이었다. 전준호가 현대 시절인 2004시즌 만 35세 7개월의 나이로 53도루를 성공시키며 최고령 도루왕 기록을 갖고 있다. 전준호에 앞서 김일권(1989·1990), 이종범(2003)도 30대 도루왕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단 세 명 뿐이던 기록에 최근 연달아 30대 도루왕이 탄생했다.

올 도루왕 레이스에서도 베테랑들이 주도권을 잡았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4년 연속 포함 총 5차례 도루왕에 오른 박해민은 타이틀 방어를 노릴 유력 후보로 지목된다. 박해민은 지난 시즌 KBO리그 최초로 12년 연속 20도루를 달성했고, 7년 만에 도루왕에 복귀했다. 도루 성공률은 77%로 경쟁자들에 비해 높지 않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은 유지하고 있다.

1993년생 박민우는 아직 도루왕 경험이 없다. 2012년 NC 지명을 받은 프랜차이즈 스타로 매 시즌 평균 20~30도루를 성공시킬 수 있는 준족 자원이다. 커리어 초반에는 40도루 이상도 두 차례 기록한 적이 있는데, 올해는 그 이상도 노려볼 수 있는 페이스다.

17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시범경기. 3회말 2사 주자가 없는 상황 NC 3번타자 박민우가 스윙하고 있다. 2026.3.17 연합뉴스

앞서 두 시즌과 비교해 리그 도루는 소폭 하락한 흐름이다. 다만 성공률은 예년에 비해 올랐다. 2024·2025시즌 리그 도루 성공률은 각각 0.744(팀 평균 115개), 0.749(팀 평균 119개)를 기록했다. 올해는 0.767로 상승했다.

여기에 베테랑의 ‘발야구’가 한 몫한다. 올해 두자리 도루를 성공시킨 선수 명단에 박잔호(두산·14개), 류지혁(삼성), 정수빈(이상 12개), 심우준(한화·11개) 등 30대 선수들이 포함돼 있다. 박찬호, 심우준도 도루왕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다.

베테랑 ‘대도’에게서 세월이 느껴지지 않는다. 젊은피들의 거센 도전에서도 변함없이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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