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TK 행정통합 다음 지선 전엔 불가”…TK 정치권 “정부가 애초부터 소극적”
지역사회 부글…“데드라인 앞두고 대구시의회·국회의원 전원 찬성했는데 정부가 소극적” 비판
공공기관 이전엔 “분산 대신 집중 배치” 예고
6·3 지선 결과엔 “국민의 경고, 낮은 자세로 국정 운영할 것”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최근 무산된 대구·경북(TK) 행정통합과 관련해 "현실적으로 다음 지방선거까지는 불가능하겠다"고 못 박았다. 특히 이 대통령이 통합 무산의 책임을 지역의 '내부 반발'로 돌린 데 대해,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애초에 정부가 통합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강한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국가균형발전 비전인 '5극 3특 체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TK 행정통합을 직접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미 국민이 뽑은 시의원, 도의원 등 대표들이 있는데 중간에 그만두라고 할 수는 없다"며 "현실적으로 (통합을) 한다면 다음 지방선거나 돼야 할 텐데, 그때는 제가 어떻게 하기가 어렵겠다"고 밝혔다. 남은 임기 내에 중앙정부 차원의 통합 재추진은 사실상 불가할 것이라는 언급이다.
이어 "대구·경북은 하다 보니 내부 반발이 있어 억지로 밀어붙일 수 없었고, 결국 전남·광주만 통합하게 됐다"며 "아무래도 먼저 (통합)하는 데가 혜택을 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는 선도적으로 행정통합 특별법이 통과된 전남·광주지역에 중앙정부의 재정적·정책적 지원이 우선적으로 쏠릴 것임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내부 반발 탓"이라는 상황 인식에 TK 지역의 여론은 들끓고 있다. 대구·경북은 앞서 지방선거 전 전남·광주 행정통합법이 통과될 당시, TK 통합법안을 함께 처리하기 위해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다.
당시 민주당과 정부는 대구시의회의 반대 성명을 통합 무산의 결정적 명분으로 삼았다. 그러나 법안 통과 데드라인을 앞두고 대구시의회는 물론, 대구·경북 지역구 국회의원들까지 '공개 찬성' 입장을 천명하며 막판 뒤집기에 총력을 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여당은 요지부동이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역사회가 뜻을 하나로 모아 강력히 요청했음에도 정부는 끝내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며 "이제 와서 '내부 반발 때문에 못했다'는 것은 애초에 중앙정부가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애초부터 소극적이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TK 지역의 소외감 속에서,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대해서는 기존과 다른 '집중 배치'를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저번(1차 이전)처럼 분산을 시켜놓으니까 집중효과가 떨어지고, 자체 에너지 발생이 적었다"며 "이번에는 집중할 필요가 있겠다. 조금 몰아 보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공공기관을 여러 곳에 흩어놓는 방식에서 벗어나, 특정 거점에 집중 배치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서도 지역 정치권에서는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서도 통합한 전남·광주에 몰아주겠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내는 분위기다.
한편, 최근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이 대통령은 "국민이 저 또는 이 정권에 주는 경고"라고 자평하면서 "더 낮은 자세로, 더 겸손하게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주어진 하루하루가 임기 마지막 날이라는 심정으로 죽을 힘을 다해 뛰겠다"고 다짐했다.
이영란 기자 yrlee31@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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