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장···“평양 시내에는 피자 가게, QR 결제 시스템”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군사적 협력 등을 계기로 빠르게 경제를 회복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무기 판매, 중국으로부터 물자 및 자금 지원, 국제 제재를 우회한 에너지·부품 수입 등으로 예상치 못한 경제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라고 전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발표한 ‘2024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6조9654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늘었다. 이는 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이다. 스테판 해거드 UC 샌디에이고 명예교수는 “북한의 경제 위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지 약 14년 만에 가장 탄탄한 상태”라며 “이렇게 가난한 나라로서는 믿기 힘든 성과”라고 말했다.
경제 성장에 따라 북한의 풍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국경을 폐쇄했던 북한은 러시아와 일부 서방 관광객, 외교관 등 소수의 외부인에게만 국경을 다시 개방했다. 최근의 평양은 식당들이 화덕 피자와 치킨 윙 등을 판매하고 고객들이 QR 시스템을 이용하는 등 현대화된 모습인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거리에는 중국산 전기차가 다니고 있으며 반려동물 가게, 인터넷 게임 카페, BMW 대리점 등도 들어섰다고 WSJ는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평양에 1만채의 주택을 짓는 등 공격적인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주택뿐만 아니라 평양 최대 규모의 병원, 대규모 온실 농장, 새로운 해변 휴양 단지 등의 건설도 지난해 이뤄졌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러시아와 밀착하며 이례적인 경제 성장 효과를 누렸다.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와 1만5000여명의 병력을 파견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은 북한이 2023년 여름부터 지난해 말까지 대러시아 무기 판매로 100억달러(약 15조380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고 보고 있다.
조 바이든 전 미 행정부 시절 대북 고위관리를 지낸 정 박은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는 북한이 원했던 가장 큰 이득”이라며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의 무기와 전투원들은 북한에 대한 “무료 광고 효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 정권은 그 어느 때보다 부유해졌다”고 덧붙였다.
중국과의 교역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월 북·중 교역 규모는 3억2600만달러(약 5008억원)로 8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경제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면서 미국과의 핵 협상 타결 가능성이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북한이 핵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하기 위한 카드로 제재 완화나 경제적 유인책 등을 제시해왔다.
하지만 수도인 평양을 제외한 북한의 다른 지역들은 여전히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국민 2600만명 중 거의 절반이 영양실조 상태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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