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민심에도 흔들림 없이…이재명 정부, 비거주 주택 세제 강화 예고

김찬호 2026. 6. 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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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취임 1년 기자회견
"투자·투기용 매물 나오면 공급 늘어"
"7월 세제 개편 이후 매물 출회 가능성"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뉴스1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세제 개편 의지를 재확인하며 기존 규제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못박았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부동산 표심이 주요 변수로 작용한 만큼 속도 조절이 담길 것이란 예측도 있었지만 기조 변화는 없었다. 업계에선 7월 세제 개편 이후 매물 출회가 늘면서 연말까지 가격 조정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李 대통령, "다주택 상응하는 부담 지워야"…부동산 세제 개편 강조
이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 보유세는 대체로 낮아 많이 사모아도 부담이 별로 없다"며 "외국은 보유세 부담 때문에 어느 순간 필요한 사람이 부동산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서구 선진국처럼 보유 부담을 주는 게 맞다"며 "여러 채를 못 갖게 하지는 않지만 상응하는 부담을 지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급 방향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수요·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니까 공급을 늘리는 게 가장 쉽다"면서도 "그린벨트를 훼손해 공급하면 서울로 다 몰려와 지방이 죽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건축·재개발을 열심히 하는 것도 방법이고, 자투리땅에 신축을 공급할 수 있다"며 "투자·투기용으로 갖고 있는 주택도 내놓으면 엄청난 공급"이라고 덧붙였다. 거주용이 아닌 주택에 대한 보유 부담을 높여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세제 개편 시점도 명시했다. 이 대통령은 "세제, 금융, 규제, 공급을 정리해 조만간 한꺼번에 발표할 것"이라며 "세제 문제는 7월은 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을 늘리는 정책은 지금 정리 중인데 속도를 빨리 내는 방향으로 조만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장 선거 패배에도 변함없어"…매물 출회로 일한 가격 하락 가능성 주목
업계에선 6·3 지방선거 결과가 나온 이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비롯해 양천·동작·영등포·용산구 등 한강벨트에서 우위를 점하며 당선됐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정비사업 밀집 지역에서 표심이 갈린 만큼 정부 기조 수정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7월 세제 개편으로 쏠린다. 핵심 변수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여부다. 현행 제도는 1가구 1주택자가 12억원 초과 주택을 매도할 경우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의 최대 80%를 공제해 준다. 그러나 앞으로는 단순 보유기간보다 실제 거주기간을 중심으로 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비거주 1주택자를 대상으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축소하거나 없애겠다고 나오면 연말 기한 내 매도를 선택하는 보유자가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5월 9일 양도세 중과 종료 때처럼 세금 차이가 수십 억원 수준은 아닌 만큼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자회견을 정책 기조 변화보다는 기존 방향의 재확인으로 평가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던 것을 강력하게 하겠다는 것과 정비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 것뿐"이라며 "6·3 지방선거 서울 패배에 대한 보완책도 재건축·재개발 추진 의지 표명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세자금대출 축소 방침에 대해서는 신중함을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전세자금대출이 과잉 공급된 것은 사실이지만 한번 풀어놓은 복지를 축소하면 현 세입자들이 계약 만료 시 즉각 피해를 입는다"며 "역대 정부도 손대지 못한 과제인 만큼 실제 실행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찬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