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반도체클러스터 천연가스공급시설 건설 공사’ 주민설명회, 결론 없이 고성만 난무
SK·한국가스공사, 최신공법으로 안전 최우선으로 시공

국책성 산업단지 배후 인프라 조성을 둘러싼 시행사와 지역 주민 간의 노선 갈등이 사법적 위법성 공방과 교육권 침해 논란으로 번지며 전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8일 용인특례시 처인구 양지읍사무소 2층 대강당. 이날 이곳에서 열린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천연가스공급시설 건설 공사' 주민설명회는 격렬한 항의와 고성이 오간 끝에 아무런 합의점도 찾지 못한 채 1시간 30분 만에 강제 종료됐다. 이날 현장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평창리와 제일리 주민 약 300여 명이 대거 몰려 인근 도로와 행사장 일대가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주민들은 거주지 인근의 폭발 위험성 증가를 이유로 공사의 전면 중단을 요구한 반면, 사업 시행자인 SK 측은 기술적 안전장치를 근거로 설득을 시도했으나 깊어진 감정의 골을 좁히지 못했다. 현재 SK이노베이션 E&S와 중부발전은 용인시 원삼면 일원에 1GW급 발전소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양지읍 제일리에 천연가스 계량 스테이션(M/S)을 구축하고, 평창리 노선을 거쳐 원삼면까지 연결되는 765mm 구경의 고압 LNG 배관 14km를 매설하는 핵심 공정을 전개하고 있다.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시공사인 SK엔지니어링은 현재 반도체 팹(Fab)동 부근인 원삼면 독성리에서 사암리에 이르는 약 5km 구간의 매설 작업을 일단 완료했으나, 양지읍 통과 구간에서 발생한 주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현재 후속 공정이 전면 마비된 상태다.
주민 비상대책위원회가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핵심 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노선 선정의 불합리성이다. 대구경 고압 가스관의 경우 통상 주거지와 격리된 국도 노선을 따라 직선 매설하는 것이 관례임에도, 이번 설계는 제일리와 평창리 마을 한복판의 농로를 관통하도록 짜여 주민들을 상시적인 재난 위험에 노출시켰다는 지적이다.

교육 환경 침해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발도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주민들은 가스관 노선이 현재 제일초, 좌항초, 원삼초, 원삼중 등 총 4개 교육시설 인근을 정면 관통하는 구조이며, 특히 위험 시설인 양지 M/S 계량 스테이션이 제일초등학교 바로 옆에 들어선다는 점을 강하게 질타했다. 국도 17호선을 주 간선 노선으로 채택할 경우 이 같은 교육 유해 환경을 원천적으로 비껴갈 수 있음에도 굳이 학교 인접지를 고집하는 배경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국가스공사 측은 해당 M/S 시설이 현행법이 규정한 안전거리를 완벽히 충족해 설계됐으며, 비상시 가스 공급을 전면 차단하는 자동 차단 시스템 등 다중 제어 장치가 도입돼 안전성에 하자가 없다고 맞섰다.
그러나 제일초등학교 학부모회는 즉각 반발하며 용인시에 6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학부모 측은 ▲학교 및 부락 인근 고압 배관 노선의 투명한 정보 공개 ▲아동 안전 관점의 방재 스크리닝 재실시 ▲통학로 인근 노선 전면 배제 ▲기존 협의안과 현재 설계안의 변경 사유 규명 ▲인허가 행정 절차의 적법성 재검토를 촉구하며, 불안 요소를 해소하기 전까지는 어떠한 물리적 강행 공사도 용인할 수 없다는 배수진을 쳤다.
한만선 양지읍 SK 가스관 대응 비상대책위원장은 "주민 정주 공간 바로 앞 유휴 농로와 생활 도로로 초고압 가스관을 인입하는 설계는 용인시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대안 노선인 국도 17호선 우회 설계안으로의 전면 재검토가 관철될 때까지 법적·물리적 저지 투쟁을 지속하겠다"고 선언했다.
/용인=김종성 기자 jskim3623@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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