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시위대, 경찰한테 “시진핑 개×× 해봐” “중국 공안이냐”…폭행까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개표소 봉쇄 시위’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나흘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을 향해 “중국인 아니냐”며 압박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7일 한 누리꾼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영상을 보면, 시위에 참여한 이들은 한 경찰관을 향해 ‘사칭 경찰’ 아니냐며 “시진핑 개×× 해봐요”, “경찰 사칭 한 명 있다”라고 말했다. 이 누리꾼이 올린 다른 영상에선 시위대가 또 다른 경찰관에게 신분증을 요구하며 “외무부 장관! 외무부 장관 이름(을 대라)!”고 말하기도 했다.
8일 올라온 또 다른 영상을 보면 시위 참석자 4~5명은 경찰관 한 명을 둘러싼 채 “경찰증 대봐”라고 압박했다. 한 남성은 경찰관의 팔을 자신의 팔로 감싸 잡았고, 다른 남성은 경찰관 목덜미를 멱살 잡듯 움켜쥐고 밀었다. 이 영상을 올린 이는 해당 경찰관이 “중국 경찰”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6일엔 “이 사람도 중국 공안 요원인 거 같아요”라는 글과 함께 경찰관의 얼굴 사진이 엑스에 올라왔다. 가슴에 붙은 명찰에는 ‘○○룡’이란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 경찰관을 쫓으며 찍은 영상도 올라왔다. 시위 참가자들은 ”대한민국 경찰 맞아요? 말투가 왜 그래요?”, “말투가 이상해요”, “어느 나라 사람이에요?”, “중국인인가요?”라고 말하며 카메라를 들이댔다.
7일 올라온 영상에선 일부 시위대가 경찰관 한 명을 계속 쫓아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송파서 ‘중국계 의심’ 신원 불명 경찰복 남성 논란. 한국어도 서툴렀다는 주장”이란 글과 함께 올라온 이 짧은 영상에서 시위 참가자들은 경찰을 쫓으며 “여기 이상한 사람 있어요!”, “가짜 경찰 있다”라고 외쳤다.
8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지금 그 현장은 점진적으로 사전투표 부정선거론, 성조기, 찬송가, 그리고 멀쩡한 사람을 향한 ‘대진연(한국대학생진보연합) 프락치’ 몰이와 ‘중국 공안’ 몰이가 스며들고 있다”며 “근무 중인 경찰관에게 ‘머리가 길면 중국 공안 아니냐’, ‘관등성명을 대라’며 멀쩡한 우리 국민을 중국인으로 몰아가고 있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렇게 지목당해 시달린 경찰관 중 하나는, 과거 언론이 ‘치안 영웅’으로 소개했던 분”이라며 “참정권을 지키자는 자리에서 정작 국민을 지킨 경찰을 중국 공안으로 모는 블랙코미디가 벌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청은 우려를 표명했다.
경찰청은 8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나 에스엔에스(SNS)를 중심으로 집회·시위 현장 등에서 근무 중인 경찰관을 대상으로 ‘외국경찰’, ‘가짜경찰’ 등 확인되지 않은 억측과 경찰관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해당 인원들은 현장에서 직무를 수행 중인 대한민국 경찰관으로서, 제기된 의혹들은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린다”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전국 14만 경찰관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정당한 법집행을 어렵게 하는 근거 없는 허위 사실 유포를 자제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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