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떠난 마크, UN 무대서 홀로서기 첫 발…‘어퍼룸’이 그린 첫 그림

[뉴스엔 황지민 기자]
검은 비니에 통기타 한 대. 그룹 엔시티(NCT)를 떠나 홀로서기를 택한 마크가 첫 공식 무대에서 택한 모습이다. 화려한 군무도, 익숙한 팬덤 함성도 없었다.
■ 화려한 군무 대신 통기타…UN 환경 행사서 드러낸 홀로서기 행보
마크는 6월 5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세계 환경의 날(World Environment Day)' 개막 행사 무대에 올라 미공개 자작곡 '레디 오어 낫(Ready or Not)'을 처음 선보였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주관한 이 국제 행사 마지막 엔딩 무대였다.
노래에 앞서 마크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그는 올해 초 커리어와 삶을 가르는 중요한 결정 앞에서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답을 알 수 없는 질문이 쏟아지던 무렵 향한 곳은 케냐. 사파리에서 사자를 마주한 그는 모든 답을 알거나 완벽히 준비돼야 하는 건 아닐지 모른다고, 정작 중요한 건 다음 한 걸음을 내디딜 의지였다고 말했다. '레디 오어 낫'은 그 깨달음 끝에 케냐에서 쓴 곡이다.
‘레디 오어 낫'은 사자를 마주한 순간 준비됐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깨달음, 그리고 눈으로 보는 것보다 마음이 더 많은 것을 안다는 믿음을 담았다. 그는 자신을 향한 기대와 자신이 좇는 꿈 사이에서 후자를 택했다. 이 정서는 그가 NCT를 떠나며 남긴 말과 자연스럽게 포개진다.
■ 네오 테크놀로지'와 정반대 행보…아날로그 지향하는 레이블 '어퍼룸'
마크는 지난 4월 "오랫동안 품어온 꿈의 완성된 모습이 궁금해졌다"며 NCT를 탈퇴했다. 이후 이달 4일, 크리에이티브 컴퍼니 어퍼룸(Upper Room) 출범을 공식화하며 홀로서기를 알렸다. 이번 UNEP 무대는 어퍼룸 출범 이후 그가 오른 첫 공식 무대다.
어퍼룸은 마크가 신뢰를 쌓아온 동료들과 함께 세운 회사로, 음악을 중심으로 영상·비주얼·퍼포먼스 등 콘텐츠 전반을 아우르는 크리에이티브 컴퍼니를 표방한다. 마크는 소속 아티스트를 넘어 공동대표이자 창작자로 운영에 직접 참여한다. 회사명에는 뜻을 함께하는 이들이 모여 생각을 나누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공간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발표 직후부터 그의 다음 행보를 가늠하는 시선이 이어지기도 했다.
회사명 어퍼룸은 기독교적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이는 성경에서 중요한 사건들 발생지인 '마가의 다락방(The Upper Room)'을 지칭하는 단어이다. 어퍼룸 공식 SNS에 신약성경 마가복음 일부 구절이 노출되기도 했다.
어퍼룸이 공개한 어나운스 필름도 눈에 띈다. 영상은 성경의 대량 보급을 처음 가능케 한 15세기 금속활자 시대를 모티프로 삼았다. 모든 비주얼은 AI 생성 이미지 없이 수작업으로 완성됐다.
어퍼룸 측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도 인간 손으로 완성되는 결과물의 가치와 창작자에 대한 존중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아날로그와 종교, 그리고 첫 활동 무대로 꼽은 장소까지. 마크가 추구하는 가치를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마크가 몸담았던 NCT는 'Neo Culture Technology(신 문화 기술)' 약자다. 새로운 문화 기술로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진보의 최전선을 향한 포부가 담긴 이름이다. 그 중심에서 활동했던 마크가 새 레이블에서 던지는 메시지는 정반대 지점을 겨냥한다.
이제 마크에게는 NCT와 시즈니(NCT 팬덤명)라는 든든한 뒷배가 없다. 스스로의 힘으로 기존 팬과 대중을 다시 설득해야 한다. 통기타 한 대로 뗀 그 첫 걸음에 대한 평가는 아직 더 지켜봐야 알 것 같다.
뉴스엔 황지민 saeha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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