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탁구 전설도 진땀' 현정화 감독, 하마터면 동호인에 질 뻔? 강릉세계마스터즈대회 열전

한국 여자 탁구 스타 출신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이 56살의 나이에 다시 라켓을 잡아 1988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진가를 뽐냈다.
현 감독은 7일 저녁 강원도 강릉 오벌(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XIOM 2026 강릉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 여자 55~59세부 단식 예선 4그룹에서 3전 전승을 거뒀다. 현 감독은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강릉 오벌과 강릉 아레나에서 전 세계 탁구 동호인들의 잔치에 대회 조직위원장이자 선수로 나섰다.
전승이었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현 위원장은 현역 선수들의 빠른 볼과 달리 생활 체육인들의 다양한 구질과 박자에 자못 고전했다. 특히 임혜숙 씨를 상대로 2번째 게임을 내줬고, 3번째 게임에서도 끌려가다 역전했다.
현 위원장은 "생각보다 많이 깎이고 밀리고, 박자가 달라 당황했다"면서 "선수들과 하는 경기와는 또 다르다"고 진땀을 흘렸다. 이어 "선수들은 서로 공격하려고 하는데 생활 탁구는 연결도 많고 다른 구질이 온다"면서 "이제는 내가 다 치려고 하기보다 연결도 해야 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덴마크의 피아 톨회이 씨와 경기 때는 역시 선수로 참가한 국제탁구연맹(ITTF) 페트라 쇠링 회장이 벤치에 앉았다. 쇠링 회장은 톨회이 씨와 이번 대회 복식에 나선다.

현 위원장은 세계선수권대회 단식·복식·혼합 복식·단체전 모두 정상에 오른 '풀 하우스' 달성자로 이날 동호인들과 자웅을 겨뤘다. 세계 탁구 전설과 관계자들, 동호인들이 함께 경기를 즐기는 세계마스터즈만의 매력이다.
임혜숙 씨는 "같은 그룹에 현정화 감독님이 계셔서 실은 당황했다"면서 "다른 사람들은 좋겠다고 하는데 약간 부담스러웠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막상 경기 해보니 편안하게 해주셨고, 어려운 서브보다 랠리를 이어갈 수 있게 해 주셨던 것 같다"면서 "평생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현 위원장은 "세계마스터즈는 1등 하려고 참가하는 대회가 아니라 세계 탁구인들의 축제이자 화합의 장"이라면서도 "우승할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올라갈 수 있는 데까지 올라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자 55-59세부 단식 본선은 128강부터 9일 시작된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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