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7년 전 대전사업장 폭발사고로 방위사업청과 맺었던 군수품 납품을 제 때 행하지 못해 부담하게 됐던 약 100억원의 지체상금 중 일부를 돌려받게 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지난 4월 30일 한화가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제기한 물품대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피고 패소 부분 중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나머지 상고는 모두 기각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7년 12월부터 약 1년간 방위사업청과 다섯 차례에 걸쳐 1조1222억여원 규모의 유도탄 등 군수품을 구매 계약 체결했다. 그러나 2019년 2월 14일 대전 유성구 한화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이하 대전노동청)은 해당 사고를 중대재해로 판단하고 사업장 전체에 대해 작업중지를 명령했다.
이후 한화가 6차례에 걸쳐 작업중지명령 해제를 요청한 끝에 대전노동청장은 2019년 8월 14일 "작업중지명령을 해제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한화의 군사장비 납품이 늦어지면서 방사청은 한화에 98억 7647만여 원에 대한 지체상금을 공제한 뒤 납품대금을 지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공제 금액 100억원은 너무 과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납품지연은 작업중지명령으로 인한 것"이라며 "사업자로서 작업중지명령에 따를 의무가 있어 사건의 각 계약 목적물의 제작 등 작업을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1·2심은 모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금액은 과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각 계약목적물의 납품지연은 원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도 "중대재해를 원인으로 한 다른 작업중지명령 사례들과 비교하면 이 사건 사업장 전체에 대한 작업중지 명령이 전부 해제되기까지 걸린 181일은 매우 장기간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납품지연으로 공제한 지체상금은 총 약 98억 원에 이르러 이 사건 각 계약에서 정한 계약금액을 고려하더라도 상당히 고액"이라고 강조했다.
대법원도 이러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작업 중지 명령에 이르게 된 경위와 기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해 지체상금 중 20%를 감액한 판단이 형평의 원칙에 비춰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상법상 법정이율 6%'를 적용한 지체상금 지연손해금에 대해서는 잘못됐다고 봤다. 지연손해금 이율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대법원은 한화와 방사청 사이 계약상 물품 대금 지급 지연에 관해 별도 약정이 있는 만큼 법정 이율이 아닌 금융기관 대출 평균금리가 적용돼야 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