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검은 월요일’ 증시 초토화… 코스피 8%·코스닥 9% 폭락
美 반도체 쇼크와 금리 인상 우려 영향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각각 8~9% 폭락하면서 우리 증시가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증시가 폭락하면서 두 시장에 모두 서킷 브레이커(일시 매매 정지)가 발동됐지만, 투매를 진정시키진 못했다.
이날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최근 글로벌 반도체주 폭락에 대해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언급했지만, 국내 증시의 가파른 하락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 주말 미국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큰 폭의 호조를 보이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8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76.18포인트(8.29%) 내린 7484.41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일제히 변동성 완화 장치(VI)가 발동되면서 1.38% 하락한 8048.09로 출발한 코스피는 개장 직후 폭락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서킷 브레이커와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됐다.
이후 낙폭을 소폭 줄이는가 싶더니 장 후반 다시 내림폭이 커지며 전 거래일 대비 8% 이상 하락 마감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509억원, 1조9422억원의 물량을 내던졌다. 개인이 1조9479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방어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코스닥 시장도 폭격을 맞았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83포인트(4.27%) 내린 959.61에 출발한 뒤 장 초반 7% 이상 떨어지면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장 후반 낙폭이 커지면서 서킷 브레이커도 발동됐다. 코스닥 지수는 91.05포인트(9.08%) 내린 911.3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346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1629억원, 1546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폭락한 여파가 우리 증시에도 폭탄을 던졌다. 미 증시는 고용 지표 호조와 이에 따른 통화 긴축 우려로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미국 지수 선물은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고용 지표에 따르면 미국 고용시장은 상당한 호조를 보이고 있다.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의 전월 대비 증가치는 시장 예상치(8만5000명)를 배 이상 웃도는 17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고용 호조는 미 연준의 긴축 우려로 이어졌다. 특히 반도체 기술주 중심으로 폭락하면서 그동안 대형 반도체주가 주도하던 우리 증시의 상승 랠리에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 주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0.26% 폭락했다. 브로드컴(-7.92%)의 수익성 둔화 우려와 함께 지난 1년간 900% 이상 폭등했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13.25%)가 ‘메모리 호황 정점론’에 직면하며 급락했다.
유가증권 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큰 폭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10.18% 하락해 29만5500원에 장을 마치며 ’30만 전자’에서 내려왔다. SK하이닉스도 7.68% 내린 191만1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반면, 8% 넘는 지수 붕괴에도 불구하고 NAVER는 엔비디아와의 인공지능(AI) 팩토리 구축 협력 소식이 알려지며 전 거래일 대비 9.20% 상승한 27만9000원에 장을 마무리했다.
증권가에서는 우리 증시의 급락세는 기술적 조정으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정은 AI 반도체 업황의 훼손보다는 과열된 포지셔닝이 정상화되는 과정에 가깝다”며 “국내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는 우상향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번 하락으로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더욱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원·달러 환율의 변동 폭도 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큰 폭 상승 출발하면서 1560원을 넘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 회견에서 “현재 환율이 정상은 아니다”라고 언급하면서 4.1원 내린 1535.0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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