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까지 입은 로봇에 ‘소름 쫙’…패션의 미래 보여준 이 기업 [현장]

김혜진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heyjiny@mk.co.kr) 2026. 6. 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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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실업, 휴머노이드 로봇 의류 공개
사람 위한 의류 기술, 로봇 시장으로 확장
냉감·통풍·관절 구조 반영한 기능성 연구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 17층 섬유패션클럽에 전시된 한세실업 ‘Future Wear’ 전시회. 옷을 입은 휴머노이드가 작업현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제작한 영상이 나오고 있다. [김혜진 기자]
“휴머노이드가 우리 삶 속으로 들어온다면 어떤 옷을 입게 될까”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 17층 섬유패션클럽에는 교육·돌봄·산업 현장 등 미래 직업군을 상상해 제작한 휴머노이드 의류가 전시됐다. 대형 스크린에서는 해당 의상을 착용한 휴머노이드가 아이들을 돌보고 작업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이 영상이 나왔다.

사람을 위한 옷을 만들어온 한세실업은 이날 미래 로봇 의류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에 이어 휴머노이드가 차세대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은 “한세실업의 DNA는 늘 가장 먼저 시도하는 데 있다”며 “3D 디자인과 AI 활용에 이어 앞으로 다가올 휴머노이드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고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세실업은 로봇을 만드는 회사는 아니지만 휴머노이드가 우리 삶 속으로 들어온다면 그들이 입을 옷 역시 필요할 것”이라며 “아직 누구도 개척하지 않은 미래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8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 17층 섬유패션클럽에서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왼쪽)과 손지연 한세실업 R&D본부 이사(오른쪽)가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김혜진 기자]
한세실업은 글로벌 패션 브랜드 제품을 기획·생산하는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이다. 현재 서울과 뉴욕, 바르셀로나 등에서 140여명의 디자이너가 활동하며 단순 생산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에 디자인을 제안하고 있다.

2019년 국내 의류업계 최초로 3D 디자인 전담 조직을 구축했고, 2023년부터는 AI 전담 조직을 운영하며 디자인과 개발 과정에 AI를 접목하고 있다고 한세실업은 전했다.

김 부회장은 이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김석환 한세예스24홀딩스 부회장 등이 함께한 사진을 공개하며 AI와 로보틱스를 미래 성장축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시기에도 3D 디자인 역량을 통해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며 “그 다음 단계가 AI였고 이제는 휴머노이드와 로봇이 다음 단계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 17층 섬유패션클럽에 전시된 한세실업 ‘Future Wear’ 전시회. [김혜진 기자]
한세실업은 교육용 로봇, 노인이나 간병을 위한 돌봄 로봇, 산업 현장 작업 로봇, 운동 보조 로봇 등 미래 직업군별 의류 콘셉트를 선보였다.

아이들과 생활하는 교육용 휴머노이드에게는 친근한 이미지를 강조했고, 산업 현장용 로봇에는 내구성과 방수 기능을 강화한 작업복을 적용했다. 노인 돌봄 로봇은 담요 기능을 겸할 수 있는 패딩 형태로 디자인했다.

손지연 한세실업 R&D본부 이사는 “사람의 옷을 그대로 휴머노이드에게 입히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며 “사람에게는 피부가 있지만 휴머노이드에게는 센서와 장치가 있고, 충전과 유지보수를 위해 특정 부위가 열려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시 의상에는 냉감 소재와 통풍 구조가 적용됐다. 열이 많이 발생하는 관절 부위는 개방형 구조로 설계했고, 어깨와 무릎에는 신축성과 내구성이 높은 소재를 활용했다. 배터리 교체와 유지보수를 고려해 스냅과 자석 방식으로 쉽게 열고 닫을 수 있도록 만든 의상도 선보였다.

손 이사는 “휴머노이드는 사람보다 발열이 훨씬 많다”며 “기존 기능성 의류 기술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옷을 입은 휴머노이드가 나와 가수 지드래곤의 노래 ‘파워(Power)’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김혜진 기자]
한세실업은 휴머노이드 보급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중국에서 생산되는 휴머노이드 가격이 이미 2만달러 수준까지 내려왔다”며 “앞으로 가격이 더 낮아지고 기술이 발전하면 생각보다 빠른 시일 안에 집집마다 한 대 정도 보급되는 시대가 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뿐 아니라 공장과 물류센터, 서비스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시장이 열릴 수 있다”며 “휴머노이드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의류 역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행사 말미에는 옷을 입은 휴머노이드가 나와 가수 지드래곤의 노래 ‘파워(Power)’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한세실업은 현재 복수의 로봇 기업과 협업 가능성을 논의 중이지만 실제 등장한 휴머노이드 제조사는 공개하지 않았다.

한세실업은 이번 프로젝트를 일회성 전시로 끝내지 않을 계획이다. 회사는 매년 미래 의류 시장 연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손 이사는 “오늘 보여드린 것은 시작 단계다. 앞으로 어떤 소재와 기능이 중요해질지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며 “다음 행사에서는 휴머노이드가 직접 한세실업의 옷을 입고 패션쇼를 하는 모습도 선보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세실업 관계자는“그동안 축적해온 디자인, 소재, 기능성 의류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미래 의류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제안해 나갈 계획”이라며 “휴머노이드 시대가 본격화될 경우 의류 산업 역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고, 가장 먼저 대응하고 준비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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