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년 만에"…'미완의 걸작' 사그라다 파밀리아, 외관 완공

전하영 기자 2026. 6. 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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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장 건설 기록 끝에 주탑 완공
172.5m로 세계 최고 높이 성당 등극
NHK 생중계·레고 출시 등 관심 확산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연합뉴스

'미완의 걸작'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144년 만에 외관을 완성했다. 1882년 착공 이후 세계 최장 건설 기록을 이어온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주탑 완공과 함께 세계 최고 높이 성당으로 올라섰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 건설 중인 성당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표 랜드마크이자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가 평생을 바친 대표작이다. '성 가족'을 뜻하는 이름처럼 성서의 내용을 건축으로 구현한 성당으로 평가받는다.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중앙 탑을 비롯해 12 제자를 상징하는 12개 첨탑, 성모 마리아와 복음 사도들을 상징하는 5개 첨탑 등 총 18개 첨탑으로 구성됐다.

1882년 첫 삽을 뜬 이후 한 세기가 넘도록 완공되지 못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1926년 가우디가 사고로 사망한 데 이어 스페인 내전 과정에서 설계도와 자료 상당수가 소실됐고, 자재 수급 문제 등이 겹치면서 공사가 장기화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 건설 중인 성당으로 불려왔다.

이번 외관 완성의 핵심은 중앙 주탑인 '예수 그리스도의 탑'이다. 최상부 십자가 설치가 완료되면서 6개의 중앙 탑으로 구성된 외관 구조가 마침내 완성된 것이다. 현재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높이는 172.5m로, 기존 세계 최고 높이 성당이었던 독일 울름 대성당보다 11m 높다.
공사 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연합뉴스

가우디 서거 100주년 맞아 더해진 상징성
이번 외관 완성은 가우디 서거 100주년과 맞물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현재 카탈루냐 정부와 스페인 정부는 2026년을 '가우디의 해'로 지정하고 그의 건축 유산과 예술 세계를 재조명하고 있다. 유네스코와 국제건축가연맹(UIA) 역시 바르셀로나를 2026년 세계 건축 수도로 선정했다. 같은 해 가우디의 대표작이 외관 완성에 도달하면서 이번 주탑 완공은 올해 건축계의 상징적인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성당의 전체 공사가 끝난 것은 아니다. 핵심 구조물은 완성됐지만 성당 외벽을 구성하는 3개의 파사드 중 일부와 내부 마감 공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성당 측은 오는 2034년 최종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모티브로 한 레고 제품. 레고 누리집 갈무리

생중계부터레고까지…확장되는완공의순간
144년 만의 외관 완성을 기념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오는 10일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탑' 준공식이 열린다. 교황과 스페인 국왕 부부를 비롯한 주요 인사 4000여 명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성당 지하 납골당에 안장된 가우디 묘역 헌화식을 시작으로 교황 주재 미사와 주탑 축복식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성당 측은 "이번 축복식을 통해 안토니 가우디의 위대한 작품 세계와 예술적 성취를 전 세계에 다시 한번 알리고자 한다"며 "인류의 자산인 가우디에게 깊은 경의를 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준공식은 일본 공영방송 NHK를 통해 생중계된다. NHK는 이번 생중계를 통해 지상 54m 높이의 전경과 탑 내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일본의 높은 관심에는 41년째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수석 조각가로 활동 중인 일본 출신 조각가 소토오 에츠로의 존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표현을 구현한 레고. 레고 누리집 갈무리

덴마크 완구업체 레고는 지난 4일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형 세트를 선보였다. 가우디 서거 100주기를 기념해 출시된 제품으로, 실제 성당의 첨탑과 외관은 물론 특유의 스테인드글라스 효과까지 세밀하게 구현했다. 총 1만2060개 블록이 사용돼 역대 레고 제품 가운데 가장 많은 블록 수를 기록했으며, 완성 시 높이 62cm에 달하게 된다. 레고 측은 "성당 건설 과정의 복잡성을 조립 경험으로 옮기고자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