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GS더프레시 성장의 이면…가맹점주들 피눈물 “버틸수록 적자”

이석 기자 2026. 6. 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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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보장 최저 매출도 못 올려”…점주들 경영난 호소
폐점 막는 억대 위약금 논란…허서홍 대표 리더십 시험대

(시사저널=이석 기자)

박아무개씨는 지난해 8월 경기도 평택시 고덕국제신도시에 위치한 GS더프레시 매장을 인수했다. GS더프레시는 GS리테일이 운영하는 SSM(기업형 슈퍼마켓) 브랜드다. 가맹 계약 당시 회사에서 제시한 예상 매출액은 연간 10억4000만원(최저액)에서 16억6000만원(최고액)이었다.

하지만 실제 매출액은 예상치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해 8월 개점한 이후 7개월간 매출은 5억6000만원이었다. 월평균 8000만원 수준으로, 회사에서 제시한 최저 매출액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본사 정산액을 제하고 나면 점주가 실제 손에 쥐는 수익은 더 적었다. 박씨는 "영업을 하면 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라면서 "월세나 전기요금 등을 제하고 나면 매달 1000만원 정도의 손실이 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GS더프레시 매장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시사저널 최준필

"영업하면 할수록 적자 쌓이는 구조"

GS리테일 측은 "회사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점포의 직전 1년간 매출을 기준으로 보수적 예상 매출을 잡아 점주에게 안내한 것"이라면서 "양수도 이후 매출은 경영주의 운영 참여도나 역량 등에 따라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적자는 결국 점주의 역량 문제라는 얘기다.

시사저널은 추가 취재 과정에서 또 다른 GS더프레시의 점주를 만날 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박씨의 매장과 직선으로 1.6k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었다. 이곳 점주 역시 현재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 점주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인근에 위치해 있지만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폐점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주목되는 사실은 현재 고덕국제신도시에 4곳의 GS더프레시 가맹점이 있다는 점이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가맹점 2곳이 경영난을 호소하는 만큼, 최소 50% 매장이 적자라는 얘기가 된다. 기자가 만난 GS더프레시 가맹점주들은 "본사 는 대책 없이 '곧 좋아질 것'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면서 "회사의 가맹점 유치나 운영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기자가 만난 한 가맹점주는 최근 적자가 계속되면서 전기요금조차 밀렸다. 울며 겨자 먹기로 본사에 폐점을 문의했지만 돌아온 답은 1억원이 넘는 위약금이었다. 이 점주는 "대기업 브랜드와 공신력을 믿고 가맹 계약을 체결했는데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면서 "그럼에도 GS리테일 측은 말도 안 되는 위약금을 요구하고 있다. 명백한 갑질이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박씨가 회사와 체결한 가맹계약서 38조 2항에는 '매출이 예상 매출액의 최저액에 미달할 경우 해약금 없이 합의해지가 가능하다'고 적혀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GS리테일 측은 "이 가맹점주가 기존 매장을 양수도 받으면서 계약 기간과 권리, 책임 등을 모두 승계했다"면서 "계약에 따라 이 매장은 이미 운영 기간이 2년3개월을 경과한 만큼 38조 2항의 구제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가맹계약서를 쓴 날짜나 예상 매출액을 쓴 날짜가 모두 2025년 7월14일로 1년이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사저널 취재가 본격화되자 GS리테일 측은 갑자기 "중도해지 위약금을 요구하지 않는 것으로 가맹점주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위약금 탕감 조치 역시 '눈 가리고 아웅'에 불과하다는 게 해당 점주의 주장이다. 그는 "1억5000만원의 위약금에서 영업위약금인 5000만원만 빼고 나머지 1억원은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면서 "가맹점 유치를 통해 성장해온 GS더프레시가 오히려 가맹점주의 등골 브레이커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GS더프레시는 최근 몇 년간 고속 성장을 이어왔다. 지난해에도 SSM 매장을 50개 이상 신규 오픈하면서 압도적인 시장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대형 매장을 고집하면서 매장 수나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경쟁사(이마트에브리데이, 롯데슈퍼 등)와 달리 30평 안팎의 소형 가맹점을 유치한 게 주효했다.

허서홍 GS리테일 대표 ⓒ뉴시스

허서홍 대표 위기 관리 능력 시험대

가맹점 갑질 논란은 GS리테일의 새 수장에 오른 허서홍 대표의 리더십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허 대표는 고(故)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의 증손자이자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장남이다. 최근 GS그룹이 오너 3세에 이어 4세 체제로 전환되면서 허 대표의 경영 능력 역시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2006년 GS홈쇼핑에 입사하면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이후 GS에너지 경영지원본부장, 지주사인 GS 미래사업팀장, GS리테일 경영전략SU장(부사장) 등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1월 GS리테일 대표이사에 올랐다.

회사 실적이나 주가는 나쁘지 않다. 허 대표 취임 당시 GS리테일은 신사업 부문 적자 누적으로 영업이익이 역성장하면서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하지만 취임 1년 만에 GS리테일의 매출은 11조957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2921억원과 5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 412.3% 증가했다.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GS리테일의 매출이 12조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덕분에 GS리테일의 주가는 최근 1년간 1만4950원에서 2만4600원으로 54.7%나 상승했다.

하지만 위기 관리 능력은 여전히 시험대에 올라있다. 허 대표 취임 초 발생한 홈페이지 해킹 사고가 대표적이다. GS리테일은 2020년부터 매년 개인정보 안전조치의무 위반 등으로 제재를 받아왔다. 그럴 때마다 회사 측은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비슷한 사건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초에는 외부 공격으로 GS25와 GS홈쇼핑의 고객 개인정보 수백만 건이 유출됐다. 

이 과정에서 GS25 가맹점주들이 결제 시스템 오류로 인한 매출 피해 보상을 본사에 요구했다. 피해 고객 일부는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GS더프레시 가맹점 매출 악화 문제도 마찬가지다. 회사 성장의 축인 가맹점주들이 최근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취임 후 줄곧 유통 체질 개선을 진행해온 허 대표 입장에서는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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