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도니살' 향기가 난다…KIA 김도영, '홈런 1위' 이상의 가치
타율 낮아졌지만 '해결사' 노릇…삼진 줄고 볼넷 늘어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도영아 니땀시 살어야."
'도니살'은 2024년 슈퍼스타로 발돋움한 김도영(KIA 타이거즈)의 위상을 드러내는 말이었다. 당시 30(홈런)-30(도루)을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까지 받은 김도영은 KIA 통합 우승의 핵심 멤버였다.
그러던 김도영은 지난해 부상으로 고전하며 단 30경기 출전에 그쳤고, 절치부심하며 올 시즌을 준비했다. 그리고 시즌 절반이 가까워지는 현시점, 김도영은 서서히 2024년 못지않은 '포스'를 드러내고 있다.
김도영은 8일 현재까지 진행된 2026 신한 SOL KBO리그에서 팀이 치른 60경기에 모두 출전해 0.279의 타율과 18홈런 49타점 3도루 등을 기록하고 있다.
우선 '결장'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게 가장 고무적이다. 지난해 햄스트링만 세 번 다치며 시즌을 망쳤던 그는, 비시즌 철저한 준비로 부상 방지에 심혈을 기울였다. 팀 역시 김도영을 주기적으로 지명타자로 기용하는 등 관리에 나서고 있다.
도루 시도가 거의 없는 건 김도영과 KIA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대가이기도 하다.

단순히 '개근'만 하는 것도 아니다. 김도영은 현재 18홈런으로 리그 홈런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5월 들어 선두로 올라선 이후 한 번도 자리를 빼앗기지 않고 있다.
최근엔 2위 오스틴 딘(LG 트윈스)과 '쇼다운'에 가까운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김도영이 하나 치면 오스틴이 따라붙고, 다시 김도영이 달아나는 식이다.
지난 7일 광주 삼성전에서 김도영이 먼저 17호 홈런으로 달아나자, 창원 NC전에 나선 오스틴이 얼마 지나지 않아 17호 홈런으로 응수했다. 그러자 김도영은 8회말 18호 홈런을 터뜨리며 다시 단독 선두로 나섰다.
오스틴이 최근 8경기에서 6홈런의 맹타로 김도영을 매섭게 추격했는데, 김도영 역시 5경기에서 4홈런을 기록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현재까지 김도영의 타율은 0.279다. MVP 시즌이던 2024년에 무려 0.347에 달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일 수 있다.
하지만 홈런 페이스는 2년 전과 흡사하다. 김도영은 2년 전 6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16홈런을 때렸다. 근소하지만 올 시즌이 페이스는 더 빠르다.
여전히 '해결사' 노릇도 해내고 있다. 김도영은 2024년 결승타가 15개로 양의지(두산)와 함께 리그 1위였는데, 올 시즌도 현재까지 6개의 결승타로 박준순(두산)과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7일 때린 나온 멀티 홈런도 두 번 다 팀에 리드를 안겨주는 홈런이었다. 3회말 2점홈런은 3-3 동점에서, 8회말 솔로 홈런은 6-6 동점을 허용한 상황에서 나온 결승포였다. 득점권 타율은 2024년(0.317)을 훌쩍 뛰어넘는 0.364다.
좀 더 깊이 들어가면 컨택트 능력이 좋아졌다. 2024년 김도영은 놀라운 활약을 펼쳤지만 삼진도 110개나 당했다. 삼진률은 17.6%였고,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이 0.6(시즌 66개)에 그쳤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삼진률이 14.7%로 데뷔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고, 삼진 대비 볼넷 비율도 0.87로 올랐다. 시즌 볼넷이 33개로 이미 2024시즌을 풀로 뛰었을 때의 절반 수준이다.
이러면서 타율 대비 출루율도 높아졌다. 2024년 출루율은 0.420, 올 시즌 출루율은 0.382지만, 타율을 뺀 '순 출루율'로 보면 올 시즌이 0.103, 2024시즌은 0.073이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건 수비다. 김도영은 2024시즌 30홈런, 30도루를 기록하면서 실책도 30개를 기록했는데, 올 시즌은 아직 3개뿐이다. 적어도 수비에서 투수를 불안하게 하는 일은 거의 없어졌다.
2024시즌의 김도영이 확실히 '역대급'이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2026시즌의 김도영은 홈런을 빼놓고 보더라도 좀 더 세밀하고 세련된 야구를 보인다. '도니살'의 향기가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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