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스윙 제로’ 김도영의 우아한 3일

프로야구 KIA 김도영은 지난 주말 삼성과 광주 3연전에서 14타석 11타수 6안타(0.545) 2홈런 4타점을 올렸다. 그중 압권은 3연전 최종일이던 7일 경기 활약이었다. 김도영은 시즌 17호, 18호 홈런 포함 5타수 4안타 3타점으로 폭발했다.
안타 치고, 홈런 치고, 타점도 쏟아낸 김도영이 사실 3연전을 치르며 가장 빛난 것은 타석에서의 우아함, 평온함이었다.
김도영은 지난 5월 타율 0.278에 OPS 0.861 4홈런 16타점으로 무난한 성적을 만들었지만, 김도영이라는 기댓값을 배경으로는 살짝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무엇보다 유인구에 서둘러 방망이를 내다가 볼카운트 싸움에서 주도권을 내주는 경우가 잦았다. 초구부터 보더라인 바깥에서 탐색전을 벌이려는 상대 배터리의 의도가 엿보이는 가운데서도 때리고 싶어하는 마음을 초구 스윙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5월 김도영이 초구를 때려 기록한 타율은 0.240(25타수 6안타)로 팀 평균(0.333)과도 차이가 컸다.

최근 김도영은 자가 진단과 함께 팀 안팎 조언을 귀담아들으면서 타석에서 조금 더 침착한 자세로 상대 배터리와 게임 주도권을 잡아가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리고 지난 주말 3연전을 통해 김도영은 최근 해왔던 작업이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도영은 삼성과 3연전을 벌이는 동안 헛스윙을 한 차례도 하지 않으면서도 강한 타구를 연이어 뿜어냈다. 헛스윙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유인구에 끌려다니듯 자주 헛스윙을 하게 되면 전략적, 심리적 밸런스를 잃게 된다. 김도영 또한 올시즌 방망이를 냈을 때 헛스윙률 23.6%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주말 3경기에서는 마치 타석에서 덫을 쳐놓고 상대가 들어올 타이밍을 기다리며 거의 매타석 주도권을 쥐고 갔다.
7일 삼성전 3회에서는 상대 선발 양창섭과 승부, 볼카운트 2-2에서 6구째 슬라이더가 한복판 낮은 곳으로 가라앉는 것을 그대로 들어 올려 중월 2점홈런으로 연결했다. 또 8회 배찬승을 만나서는 볼카운트 3-1으로 타자 우위 흐름을 만든 뒤 보더라인 안쪽 높은 곳으로 날아온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좌월 솔로홈런을 만들었다. 두 차례 모두 상대 배터리의 선택을 어렵게 한 상황에서 길목으로 찾아온 승부구를 받아쳤다.
지난 주말 3연전에서 삼진 없이 볼넷 3개를 곁들인 것도 타석에서의 차분한 대응 덕분으로 보였다. 김도영은 지난 5월에는 26경기에서 볼넷 13개를 얻으면서 삼진 18개를 당했다.

김도영이 자신 있게 상향등을 켠 것은 KIA 타선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지난 5월을 보내며 박재현을 비롯한 유망주 그룹의 야수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시즌 전체를 볼 때는 김도영이 타선 전체를 끌고 가줘야 할 시점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기대도 했다. 실제 6월 들어 6경기에서는 박재현이 타율 0.115(26타수 3안타), 김규성이 타율 0.083(12타수 1안타)에 그치는 등 젊은 선수들의 타격 사이클이 주저앉고 있다. 역시 젊지만 이미 리그 톱클래스인 김도영의 대활약이 더 반가운 이유다.
타석에서 여유를 갖는 김도영은 더 무섭다. 뜨거운 6월 레이스의 김도영은 오히려 차갑고 매서워졌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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