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봇, M&A 승부수 던졌지만 자금조달 험로 예고

최수진 기자 2026. 6. 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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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 이탈로 700억→1158억 홀로 부담
유상증자 흥행 여부가 DLS 인수 변수
클로봇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제 리테일 매장 환경에서 고객 응대 및 상품 위치 안내 서비스를 수행하는 기술 실증(PoC)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클로봇]

클로봇이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DLS) 단독 인수를 결정한 가운데 인수 대금 전액을 유상증자에 의존하게 됐다.

유상증자 일정이 순연된 데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피인수 기업의 재무 부담과 보호예수 없는 신주 발행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겹치며 자금 조달 차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클로봇은 최근 유상증자를 위한 증권신고서 정정공시를 통해 기존에 계획했던 일정을 1개월씩 미루고, 재무적투자자(FI) 펙투스컴퍼니와 공동 인수하려던 DLS를 단독 인수한다고 밝혔다.

클로봇은 DLS 인수를 통해 자사의 로봇 관제·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에 물류센터 설계·구축·운영 역량을 결합할 계획이다. 대기업 발주처 대상 수백억원 규모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한 레퍼런스를 보유해 고객사 다변화도 기대하고 있다.

◆FI 이탈로 초기 자금 소요 증가

클로봇이 FI 없이 DLS 단독 인수를 추진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클로봇은 총 1000억원의 자금 중 70%만 부담할 계획이었으나, 중복상장 원칙금지 제도 가이드라인 등 외부 요인으로 FI 의사결정이 지연되며 단독 인수로 구조가 변경됐다.

이에 따라 클로봇은 구주 인수 대금 700억원과 인수 직후 진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금 458억원을 합쳐 총 1158억원을 홀로 부담한다. 당초 계획 대비 458억원이 증가했다.

클로봇은 2024년 약 75억원, 2025년 약 3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에도 약 2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자체 현금 창출 능력이 부족한 상태다.
클로봇 CI. [출처=클로봇]

◆유상증자 100% 의존…일정 지연 및 발행가액 리스크도

클로봇은 1158억원의 인수 대금 전액을 외부 차입 없이 유상증자로 조달하기로 결정했다. 유상증자의 적절한 시기와 규모가 DLS 인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클로봇이 신규 상장 당시 추정 실적과 실제 실적 간의 괴리가 큰 점 등이 금융감독원의 중점심사 대상으로 선정될 수 있어, 거듭된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로 일정이 3분기 이후로 밀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 물량 549만4500주에는 보호예수가 설정되지 않았다. 최대주주인 김창구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도 배정받은 신주를 즉시 시장에 유통할 수 있다.

유상증자 발행가액이 청약 전 주가 흐름에 연동되므로, 물량 출회 우려가 반영돼 주가가 하락하면 확정 발행가액도 동반 하락한다.

클로봇 주가는 올해 1월 8만2300원을 기록했으나 8일 장중 4만원 밑으로 하락했다. 현재 예정 발행가액은 1주당 3만6400원이다. 유상증자 일정이 지연될수록 조달 규모가 축소돼 인수 거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소송 리스크는 매도인에게 넘겼으나, DLS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만큼 인수 후 사업 통합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하거나 영업 환경이 악화될 경우 클로봇의 재무 지표는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다만 클로봇은 시장의 우려에 대해 과거 인수의향서에 제안했던 기업가치(700억원)보다 더 낮은 금액으로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클로봇 IR·공시 담당자는 "회사 내부 사정으로 인해 유상증자 일정 변경이 이뤄진 것이며 재무적인 부담 때문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대표주관사와도 일정 변경에 대해 협의가 이뤄진 뒤 공시가 나간 것"이라면서도, 유상증자 흥행 실패 시 대체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해서는 "회사 내부 사정이라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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