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강화" SK하이닉스·엔비디아 'AI 팩토리' 차세대 메모리 공동 개발

김영은 2026. 6. 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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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넘어 AI 슈퍼컴퓨터, 반도체 제조까지 확대
젠슨 황, 최태원 회장과 8일 서린빌딩 방문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와 손잡고 글로벌 인공지능(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속도를 낸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이어져 온 양사의 협력이 AI 슈퍼컴퓨터, AI PC, 로보틱스 플랫폼, 반도체 제조 디지털트윈까지 전방위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가 단순한 메모리 공급사를 넘어 AI 인프라의 핵심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8일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에서 엔비디아와 ‘AI 팩토리용 메모리 발전을 위한 장기 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엔비디아의 AI 인프라 로드맵에 맞춰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는 한편, 반도체 설계와 제조 공정에도 AI 기술을 적용해 개발·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젠슨 황 CEO는 “AI 팩토리는 차세대 산업혁명의 엔진이며 첨단 메모리는 그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이라며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AI 컴퓨팅 플랫폼에 첨단 메모리 기술을 제공해 온 독보적인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이어 “AI 팩토리용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해 프런티어 모델 학습부터 에이전틱 AI, 피지컬 AI까지 글로벌 AI 인프라의 확장을 함께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 역시 “이번 파트너십은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가 수년간 쌓아온 협업의 깊이를 증명한다”며 “양사가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고 반도체 설계·제조에 AI를 접목함으로써 AI 인프라의 미래를 함께 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장기 파트너십의 핵심은 미래 산업 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AI 팩토리’용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이다. AI 팩토리는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추론해 AI가 제조와 장비 유지·관리 등을 직접 관할하는 차세대 산업 인프라를 뜻한다. 데이터를 단순히 저장·처리하던 기존 데이터센터와 달리, AI 모델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새로운 지능형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생산 공장'의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연산 성능만큼 중요한 것이 메모리다. AI 모델의 규모가 커질수록 데이터 이동량이 폭증해 병목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성능·고효율 메모리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양사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플랫폼에 탑재될 메모리 개발을 전격 추진한다. 적용 대상은 베라 루빈 AI 슈퍼컴퓨터, 베라 중앙처리장치(CPU), RTX 스파크 PC, 젯슨 토르 로보틱 컴퓨팅 플랫폼 등이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의 사업 영역은 기존 AI 가속기용 HBM을 넘어 퍼스널 AI, 피지컬 AI, 로보틱스 시장까지 대폭 확장될 전망이다. AI가 서버를 넘어 개인용 기기와 로봇, 산업 현장으로 확산되면 각 기기에 최적화된 저전력·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할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파트너십을 발판 삼아 AI 생태계 전반에 도입될 차세대 메모리를 선제적으로 양산·공급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번 협력은 메모리 공급의 장기적인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첨단 메모리는 개발 주기가 길고 초기 투자 부담이 높은 편이다. 엔비디아의 로드맵과 SK하이닉스의 개발·투자 계획이 장기적으로 맞물리면서, 양사는 차세대 AI 인프라 수요에 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세계 최대 AI 반도체 생태계와 결합해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

반도체 제조 혁신도 협력의 또 다른 축이다. 양사는 엔비디아 쿠다-엑스(CUDA-X) 라이브러리와 피직스네모(PhysicsNeMo)를 활용해 반도체 설계 및 제조 시뮬레이션을 가속화하고, AI 기반의 개발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옴니버스(Omniverse), 오픈유에스디(OpenUSD), 쿠옵트(cuOpt)를 결합한 '팹(Fab) 디지털트윈'을 통해 완전 자율 팹 운영을 추진한다. 이는 실제 공장을 가상공간에 똑같이 구현한 뒤, 생산 흐름과 장비 배치, 물류 최적화 등을 사전에 검증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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