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7년 만에 최고 수준…당국 경고에도 달러 강세 못 꺾었다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8/dt/20260608092539978vmvo.jpg)
원·달러 환율이 장 초반 1550원대 중반으로 뛰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서 출발했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금리 인상 경계와 달러 강세, 중동 지정학적 불확실성,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겹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지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보다 16.1원 오른 1555.2원에 개장했다. 환율 시초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6일 1590원 이후 17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인 지난 5일 주간 거래를 1539.1원에 마쳤다. 이후 야간 거래에서 19.9원 더 오른 1559.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야간 거래 마감을 앞두고는 1561.5원까지 오르며 2009년 3월 6일 1597.0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강세가 환율 상승을 밀어 올리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5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0.071로 직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0.41 올랐다. 지난 5일 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5월 비농업 신규 고용은 17만2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 8만8000명을 크게 웃돌았다. 견조한 고용 지표가 미국 금리 인상 경계감을 키우면서 미 국채금리와 달러가 동반 상승한 것이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미·이란 전쟁 종전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됐다.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4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42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최근 20거래일 연속 이어진 외국인 매도세가 환전 수요와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외환당국은 전날 긴급회의를 열고 시장 안정 의지를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은 예정에 없던 회의를 열고 최근 환율 변동성 확대에 일부 투기적 거래와 쏠림이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당국은 한은과 금감원이 투기적 거래를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한 조처에 나서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달러 강세와 외국인 매도세가 당국의 구두 개입을 압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위원은 “이날 원·달러 환율은 반도체주 급락에 따른 글로벌 리스크 오프에 1500원대 후반까지 레벨을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실수요와 투기적 수요 모두 상승 기대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그나마 상단을 방어해줄 수 있는 카드는 당국과 네고 물량뿐”이라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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