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8명 총동원' 승리 지켜낸 육성 신화, 선발로 韓 역사-불펜서도 통했다 "1군에 오래 남고파, 후회 없이 던지겠다"

박준영은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경기에서 9회말 구원 등판해 2이닝 동안 38구를 던져 2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10회초 한화가 2점을 냈고 홈런을 맞고도 리드를 지켜내며 선발에 이어 불펜 투수로도 승리를 따냈다. 시즌 2승(1패 1홀드).
충암고 출신 투수인 박준영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3번이나 떨어졌으나 청운대를 거쳐 야구 예능프로그램 '불꽃야구'에서 활약하며 야구 팬들에게 얼굴을 알렸고 올 시즌을 앞두고 육성선수로 한화에 입단했다.

이후 두 차례 불펜 투수로 나서 모두 실점했던 그는 5월 27일 NC 다이노스전에서 다시 선발 등판해 5⅔이닝 3실점을 기록, 5선발로서 자리를 굳히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 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3이닝 만에 3실점하며 무너졌다. 2경기 연속 피홈런 2개씩을 기록한 게 뼈아팠다.
이날은 황준서에게 선발 자리를 내주고 불펜에서 대기했다. 황준서가 흔들리자 2회부터 불펜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으나 또 다른 박준영(23)이 등판했고 다시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경기 후 박준영은 "준비를 했었는데 더 컨디션이 좋은 투수들이 먼저 나섰다"며 "계속 경기를 지켜보면서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해 속으로 계속 집중하려고 했다. '제발 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 밖에 안 했다"고 말했다.

위기가 있었지만 씩씩하게 이겨냈다. 더 불안했던 건 9회였다. 주자 2명을 내보내고 시작했고 타자가 번트 모션을 취했으나 어떻게든 힘들게 만들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결과는 번트 플라이 아웃. 이후 김민성을 내야 뜬공, 정보근에겐 허를 찌르는 커브를 던져 삼진을 잡아냈다.
박준영은 "번트가 나왔을 때 절대 쉽게 내주지 말고 강한 공을 던져서 높게 뜬공이 나오게끔 유도하려고 했는데 운이 좋았다"면서 "커브에 자신감이 있었고 그 앞에 계속 빠른 공을 보여줬다. 이 공에 자신감이 있었다. 제가 잡아낸 삼진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10회초 심우준의 볼넷과 오재원의 안타, 요나단 페라자의 자동 고의4구에 이어 롯데의 실책으로 2점을 뽑아냈다. 10회말에도 투수는 박준영이었다. 장두성을 중견수 뜬공, 황성빈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내 그대로 경기를 끝낼 것으로 보였으나 고승민에게 우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이어 김동혁에게 볼넷, 최항에겐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다. 위기의 순간 전민재를 투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직접 끝냈다.

박준영은 "불펜으로는 계속 좋은 모습을 못 보여줬는데 꼭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어떻게든 2점 차 승리를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미 패턴이 읽힐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었다. 박준영은 "타자 분석을 하기 때문에 최대한 그것에 포커스에 맞춘 투구 패턴을 가져가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피칭 디자인을 그렇게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보직은 상관 없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어떤 보직이든 저는 제가 이 팀에서 필요한 상황이 있으면 마다하지 않고 던질 수 있다. 계속 1군에 오래 남아 있고 싶다"는 박준영은 "(선발과 불펜) 둘 다 자신감은 아직 없다. 그냥 계속해서 마운드에서 후회 없이 공을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부산=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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