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다각화·틈새 공략 주효… 작년 소주회사 유일하게 매출 9% 증가[지역을 살리는 사람들]
제로 슈거·말차 소주 등 파격
회장이 직접 CF 모델 출연도

대전=김창희 기자
올해로 창립 53주년을 맞는 대전·세종·충청의 대표 향토기업 ㈜선양소주가 지역을 넘어 전국화와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선양소주에 따르면 1973년 충청 일원의 33개 소주 회사가 모여 ‘금관주조’로 출범한 이후 선양주조, 맥키스컴퍼니라는 사명을 거쳤다. 이어 2024년 3월, 소주 명가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자 지금의 ‘선양소주’로 사명을 재변경하며 100년 기업을 향한 도약을 선언했다.
선양소주의 가장 큰 무기는 거대 대기업 주류 장벽에 맞서는 ‘제품 다각화’와 ‘틈새시장 공략’이다. 코로나19 이후 회식 문화가 사라지면서 소주 시장 자체가 구조적으로 위축되고 있지만, 선양은 역발상을 통한 제품 혁신 전략을 앞세워 지난해 국내 소주회사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9.3% 증가한 매출 실적을 기록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선양소주는 국내 최저 도수인 14.9도, 최저 칼로리(298k㎈)를 구현한 제로 슈거 소주 ‘선양’을 출시해 수도권 MZ세대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편의점 GS25와 손잡고 ‘선양 말차 소주’를 출시하는 파격적 시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알코올 향을 싹 빼고 말차 고유의 빛깔과 맛을 살린 제품으로, 젊은층 사이에서 말차 소주 붐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조웅래 회장이 15년 전부터 비축해 온 오크통 원액을 활용한 프리미엄 증류주 ‘사락’과 신제품 ‘선양 오크’는 선양소주만의 독보적인 자산으로 꼽힌다. 조 회장은 “미국 켄터키주에서 벌목한 목재를 수입해 오크통을 만드는 데만 2년이 걸리고, 그 통 안에서 수년을 우려내야 비로소 깊은 맛이 완성된다”며 “단기간에 흉내 낼 수 없는 우리만의 숙성 원액이 프리미엄 시장을 이끄는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K컬처 붐을 타고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전략도 구체화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 출장길에서 현지 식당 포스터 촬영까지 직접 소화한 조 회장은 동남아 시장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현지인들 사이에서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독점적 인기를 끌고 있는 선양소주의 글로벌 거점은 미얀마 현지 공장이다.
선양이 10여 년 전부터 준비한 미얀마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역내 회원국 간 ‘무관세 혜택’을 십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 주요 국가에서 수입 소주에 부과되던 높은 관세 장벽을 허물고 현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의 중심으로 직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선 “21년간 쌓아온 지역 사회의 신뢰 자산을 발판 삼아, 지방의 향토기업이지만 글로벌 무대에서 대기업과 당당하게 한판 승부를 겨루는 조 회장의 구상이 실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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