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만나는 젠슨 황·정의선…현대차-엔비디아 AI 동맹 구체화
지난해 ‘깐부 회동’ 이후 1년 새 네 번째 만남
자율주행·AI팩토리·로보틱스 협력 확대 논의 전망
차량용 AI칩·디지털트윈·아틀라스 고도화도 의제 거론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을지로 우래옥에서 오찬 회동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8/ned/20260608090401892cuwl.jpg)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방한 중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연이틀 만난다. 전날 서울 중구 우래옥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진 데 이어 8일에는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를 방문할 예정이다. 지난해 ‘깐부 회동’으로 주목받았던 두 사람이 이번에는 현대차그룹의 핵심 거점에서 다시 마주 앉으면서 자율주행, 로보틱스, 스마트 제조를 아우르는 양사 협력이 한층 구체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8일 재계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을 찾아 정 회장과 회동할 예정이다.
황 CEO가 찾는 양재 사옥은 현대차그룹이 최근 약 1년 11개월에 걸쳐 공용 공간을 전면 리모델링한 곳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약 3만6000㎡ 규모의 공간을 새로 단장하면서 실내 정원 관리, 커피 배달, 사옥 순찰 등을 담당하는 로봇이 오가는 ‘로보틱스 친화 건물’로 탈바꿈했다. 현대차그룹의 SDV·로보틱스·피지컬 AI 전략을 보여주는 일종의 테스트베드인 셈이다.
이번 양재 회동이 성사되면 정 회장과 황 CEO는 지난해 10월 이후 1년 새 네 차례 만나는 셈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황 CEO 방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 깐부치킨에서 만찬을 가졌다.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로비 중앙부의 아트리움 [현대차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8/ned/20260608090402193gmzj.jpg)
이후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는 국내 피지컬 인공지능(AI)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박람회 ‘CES 2026’에서 재회하며 협력 범위를 대폭 넓혔다. 전날엔 황 CEO와 정 회장은 서울 중구 우래옥에서 식사를 함께했다.
양사는 약 30억달러 규모 투자를 통해 국내에 엔비디아 AI 기술센터와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 지역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엔비디아 엔지니어와 현대차그룹 기술진 간 교류를 확대하고, 한국의 차세대 피지컬 AI 인재 양성에도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차량, 공장, 로봇 등 실제 산업 현장에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와 AI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접목하는 것이 핵심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양재 회동에서 기존 협력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분야의 실질적인 협력 확대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의제는 자율주행 플랫폼 고도화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을 추진하는 동시에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차량용 AI 컴퓨팅 플랫폼과 자율주행 레퍼런스 아키텍처를 활용해 개발 기간을 줄이고 안전 검증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이 주요 논의 대상으로 꼽힌다.
![달이 딜리버리가 현대차·기아 양재사옥에서 음료를 배달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8/ned/20260608090402478sabl.jpg)
특히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플랫폼은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자율주행 개발과 맞닿아 있다. 드라이브 하이페리온은 차량용 고성능 컴퓨팅 칩, 카메라·레이더·라이다 등 센서, 차량용 운영체제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택을 하나로 묶은 플랫폼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기반으로 레벨2 이상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부터 중장기적으로 레벨4 로보택시까지 확장 가능한 자율주행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플랫폼 ‘알파마요’ 도입도 검토 중이다. 알파마요는 가상 주행 데이터와 추론 기반 AI 모델을 활용해 자율주행 판단 능력을 고도화하는 플랫폼으로, 하이페리온 10과 함께 적용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포스트 L2+’ 전략을 구체화하는 데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달이 가드너가 현대차·기아 양재사옥 로비에서 조경에 물을 주고 있다. [현대차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8/ned/20260608090402790cfow.jpg)
현대차그룹의 미국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도 협력 논의의 주요 축으로 거론된다. 현대차그룹은 자체 SDV 역량과 모셔널의 로보택시 기술, 포티투닷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결합해 자율주행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엔비디아의 차량용 AI 반도체와 시뮬레이션 플랫폼이 더해질 경우 실제 도로 데이터와 가상 주행 데이터를 함께 활용하는 자율주행 개발 체계를 고도화할 수 있다.
황 CEO가 이번 방한 기간 언급한 차세대 제품군도 현대차그룹과의 협력 가능성을 키우는 대목이다. 황 CEO는 5일 “한국에 큰 선물로 엔비디아의 4개 새로운 사업을 가져왔다”고 밝히며 차세대 AI 슈퍼컴퓨터 플랫폼 ‘베라 루빈’, 신규 CPU ‘베라’, AI PC 플랫폼 ‘RTX 스파크’, 자율주행차와 AI 연산을 위한 프로세서 라인 등을 거론했다.
이 가운데 현대차그룹과 가장 직접적으로 맞닿는 분야는 자율주행차와 AI 연산용 프로세서 라인이다. 차량 내부에서 주행 판단, 안전 기능, 인포테인먼트, 개인화된 AI 서비스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차량용 AI 반도체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AI 팩토리 협력도 주요 의제로 꼽힌다.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는 5만개의 블랙웰 GPU를 활용해 통합 AI 모델의 훈련, 검증, 배포가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한 바 있다.
제조 분야에서는 소프트웨어정의공장(SDF)과 디지털 트윈 협력이 맞물린다. 현대차그룹은 생산라인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편해 설비 운영을 유연하게 하고, 차량 개발 및 양산 기간을 단축하는 SDF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옴니버스와 코스모스 플랫폼은 실제 공장을 가상 공간에 구현해 생산 공정, 로봇 동선, 설비 배치를 사전에 검증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로보틱스도 핵심 협력 분야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나믹스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향후 자동차 공장과 물류 현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하려면 로봇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하며 움직이는 피지컬 AI 역량이 필요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우래옥에서 식사를 마친 뒤 식당을 나서고 있다. 2026.6.7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8/ned/20260608090403314zcsj.jpg)
현대차그룹 내부 조직 개편도 양사 협력 확대와 맞물려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과 SDV, 로보틱스 역량을 첨단차플랫폼(AVP)본부 중심으로 재정비하고 있다. 박민우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이사 사장은 엔비디아 출신으로, 황 CEO와 직접 소통했던 핵심 인물이다. 최근 로보틱스랩이 AVP본부 산하로 재편되면서 자율주행과 로봇 기술을 하나의 피지컬 AI 전략 아래 묶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 4월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엔비디아가 제시한 카메라·레이더·라이다 등 자율주행용 표준 센서 조합은 다양한 주행 상황을 검증하기에 충분한 구성”이라며 “모셔널, 포티투닷, 현대차·기아 양산차에 같은 센서 체계를 적용하면 차량별로 수집한 데이터를 서로 활용할 수 있어 그룹 차원의 데이터 학습 가치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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